◈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 ◈ 익명성을 보장한다고 믿었던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비밀을 깬 전혀 새로운 차원의 수사관들이 다크웹의 범죄자들을 추적하는 이야기. 베스트셀러 『샌드웜』(에이콘, 2021)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민완 언론인 앤디 그린버그(Andy Greenberg)는 이 책에서, 한때 익명의 영역으로 남아 있던 돈, 마약 그리고 폭력의 세계를 밝은 빛 속으로 이끌어낸다.
지난 10년간 디지털의 암시장에 막대한 연료를 주입한 단 하나의 기술 혁신은 가상화폐, 혹은 암호화폐(cryptocurrency)였다. 인터넷의 무법 지대에서 암약하던 디지털 범죄왕들은 아날로그 환경의 범죄자들이 꿈꾸었던 어떤 수준보다도 더 자유롭게 - 그것이 마약 거래든 돈세탁이든 혹은 인신매매든 - 범죄 행위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이 암시장의 밀매자들은 기존의 달러화나 파운드화 대신 정부의 감독도 받지 않고 은행도 거치지 않는 익명의 원장 (元帳)만 생산하는 신통화로 거래함으로써 집행 기관들이 그 동안 불법 금융 활동을 단속하는 데 사용한, '돈의 흐름을 쫓아가는' 수사 기법을 무용지물로 만들고자 했다.
하지만 이 지하 경제의 핵심 요소에 남들은 미처 몰랐던, 치명적 결함이 있었다면 어떻게 될까? 이들이 믿었던 새로운 화폐가 생각만큼 비밀스러운 게 아니라면? 기술적 전문성, 재무 포렌식, 그리고 끈기와 사명감을 적절히 배합해 접근하는 수사관이라면 익명의 철옹성처럼 여겨지는 디지털 암시장의 범죄도 뚫을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면?
『어둠 속의 추적자들』은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범죄와 그런 범죄를 추적하는 이야기다. 베테랑 사이버 보안 기자인 앤디 그린버그는 비트코인 범죄 수사에 관여한 연방 수사 요원들과 관련업계 인사들을 광범위하게 취재한 결과를 바탕으로 거대한 범죄 제국들의 흥망사를 자못 흥미진진하게 펼쳐 보인다. 통념과 현상 유지를 참지 못하고 비트코인의 신세계에 뛰어든 국세청(IRS)의 범죄 수사 요원, 비트코인의 흐름을 끈질기게 추적하는 네덜란드의 벤처 기업가, 그리고 암호화폐의 암시장 깊숙이 침투하는 다채롭고 개성 넘치는 연방 수사관들. 이들이 서로 공조하며 펼치는 작전은 부패한 경찰, 마약 시장, 인신매매 조직 등이 뒤얽히는 국제 규모의 스릴러를 방불케 하며, 인터넷 역사상 최대 규모의 온라인 마약 시장을 폐쇄하는 개가로 이어진다.
『어둠 속의 추적자들』은 '디지털'로 집약되는 우리 시대의 드라마이자, 기술적으로 한 발 앞선 쪽이 잡거나 빠져나가는 고양이와 쥐의 끊임없는 추격전이다. 약삭빠른 술수와 충격적인 반전이 이어지는 디지털 암시장의 숨가쁜 전쟁은 다음과 같은 도발적인 질문의 답도 제시한다. 악명 높은 범죄자들이 만약 결코 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면 어떻게 행동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