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민수 셰프는 회사라는 조직 역시 인격체에 가깝다고 말합니다.
“한 사람을 알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잖아요. 상대에게 이해를 구하기 위해 나에 관해 설명하기도 하죠. 마찬가지로 프릳츠 직원 교육에서는 회사를 설명해요. 회사가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어떤 구조로 일하는지 설명합니다.”
설명과 동시에 동의를 구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프릳츠커피컴퍼니라는 회사의 지향점과 일하는 방법에 동의하는지를 묻는 것이죠. 김병기 대표는 ‘10번 버스’라는 표현을 씁니다.
“많고 많은 버스 중에 프릳츠는 10번 버스라고 할 수 있어요. 10번 버스의 루트가 자기 삶의 루트와 일치하는지 물어보는 거죠. 이곳이 더 나은 직장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에요. 저희는 프릳츠가 정한 범위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일 뿐이고, 교육은 이 방법에 동의하는지를 여쭤보는 것이죠.”
-‘구성원 모두가 성장하는 방법을 찾아서’ 중에서
재미있는 점은 프릳츠에서는 소통이란 말을 쓰지 않는다는 겁니다. 신뢰와 존중, 팀워크 같은 핵심 가치를 구성원에게 설명할 때 보통 ‘소통’이란 말을 써서 장려하곤 하지만, 프릳츠는 소통 대신 지각하지 않기, 반갑게 인사하기 같은 ‘약속’을 합니다. 김병기 대표는 이걸 ‘용’에 빗대어 설명하더군요.
“신입 사원 교육 때 소통은 마치 용과 같은 존재라는 말을 자주 해요. 모두의 마음에 용을 떠올릴 순 있어요. 그런데 실제로 용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죠. 마찬가지로 마음속에 누구나 소통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실제 소통해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해요. 소통의 정의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에요. 그런데도 소통이 잘 됐다면, 나의 정의와 상대의 정의가 기적적으로 맞았을 때겠죠(웃음). 그래서 저희는 소통 대신 약속을 해요. ‘소통하자’보다 ‘지각하지 말자’란 약속이 구체적이잖아요.”
-‘전체를 빠르게 보는 프릳츠의 일하기 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