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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마 행려 ..........11
해설_ 산문의 천사가 남긴 아름다운 기록 ..........349
잭 케루악 연보 ..........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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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마 행려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
0002113808 823 -16-41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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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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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우린 무덤 속에서 모두 껌이 될 운명인 것을.”
《길 위에서》와 함께 잭 케루악의 신화를 만든 대표작이자
비트 세대의 경전을 넘어 신화가 된 작품·국내 초역

1. 작품 소개

‘방황하는 청춘의 작가’ 잭 케루악의 1958년 장편 《다르마 행려》가 시공사 ‘세계문학의 숲’ 46권으로 출간되었다. 케루악의 대표작인 《길 위에서》와 함께 1960년대 젊은이들의 필수품, 비트 세대의 경전으로 불리는 《다르마 행려》는 출간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여전히 전 세계 젊은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영원한 청춘의 고전’으로 남아 있다. 《길 위에서》가 당대의 자유분방한 미국 문화에 초점을 맞추어 젊은 시절의 자유와 일탈을 그렸다면, 《다르마 행려》는 스스로를 ‘비구(比丘)’라 여긴 케루악의 진지한 영적 고민이 담겨 있는, 한때의 반항이 아닌 진지하고 혹독한 삶의 체험으로서의 방랑을 그리고 있기에 케루악 문학의 정수로 꼽히기도 한다.
케루악이 이 작품을 썼던 1957년은 작가로서의 대중적인 성공과 인생의 어둠이 교차하는 시기였다. 우여곡절 끝에 출간된 《길 위에서》가 폭발적인 대중의 반응을 얻으며 일약 스타로 부상했지만 직후 찾아온 공허함으로 훗날 케루악의 죽음을 앞당기게 될 알코올 중독이 심해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길 위에서》의 성공 이후 출판사로부터 차기작을 의뢰받은 케루악은 당시의 복잡한 심경을 그대로 안은 채 그해 겨울 어머니의 집 부엌에 앉아 자신의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한 시절의 이야기를 빠르게 써내려갔고, 그렇게 또 하나의 걸작 《다르마 행려》가 탄생했다. 케루악을 끊임없이 방황하게 했던 문학적·종교적 고민들과, 훗날 전설처럼 남은 그의 문체와 집필 방식, 자신의 세대와 신과 인생에 대해 느낀 경외감을 진솔하고 유쾌하게 써내려간 이 작품은, 삶의 불빛이 서서히 꺼져가기 시작하는 작가가 남긴 눈부신 시절의 기록이다.

케루악만의 재치와 유머, 젊음의 열기와 함께
삶에 대한 아름다운 위엄으로 가득한 작품

《다르마 행려》는 시인이자 선불교의 괴짜 선승을 자처하는 청년 제피 라이더와, 열정적이고 순수한 작가 레이 스미스가 정신적 방랑과 구도의 길을 찾기 위해 감행한 유쾌하고 진중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이들은 ‘다르마’ 즉 ‘진리’를 찾기 위해 화려한 도시의 조명 아래든 절대 고독의 험난한 산중이든 마다하지 않고, 달리는 기차에 무임승차하고 히치하이크로 미 대륙을 누비며 자신만의 지도를 만들어간다. 환영과 같은 찰나의 세계에 구애됨 없는 진정한 자유를 얻기 위해, 고행 같기도 하고 기행 같기도 한 갖가지 모험을 자처하는 두 청년의 여정 속에서 드러나는 것은 결국 삶에 대한 아름다운 위엄과 뜨거운 열정이다.
케루악의 다른 작품들이 그러하듯이, 《다르마 행려》 역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 세미픽션 형식의 소설이다. 케루악은 작품 속 괴짜 선승으로 등장하는 제피 라이더의 실존 모델인 시인 게리 스나이더를 1955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났고, 생태학과 동양사상에 해박한 기인이었던 게리 스나이더는 당시 무명작가로서 지쳐 있던 케루악에게 새로운 삶의 가능성과 희망을 가르쳐주었다. 작품 속에 나오는 로지의 죽음이나 ‘식스 갤러리’에서의 낭송회 장면, 매터혼 등반 장면 역시 이즈음 케루악이 샌프란시스코에서 겪었던 실제 사건들로, 특히 식스 갤러리 장면은 훗날 이 낭송회가 미국 문학사의 중요하고 역사적인 사건으로 재평가되며 당대의 중요한 기록 중 하나가 되었다.

잭 케루악의 전설적 문체와 입담을 살려낸
싱어송라이터 김목인의 절묘한 문장들

잭 케루악은 그 명성에 비해 국내에 소개가 늦은 작가 중 하나다. 그 주된 이유는 아마도 케루악의 독특한 글쓰기 방식이 가지는 특유의 리듬감과 숨결이 번역 과정에서 오롯이 살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재즈의 즉흥성과 형식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고 케루악 자신이 재즈를 반주로 작품을 자주 낭송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의 문체가 단순히 내용을 전달하는 수단으로만 쓰이고 있지 않음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케루악의 문장이 밥 딜런과 톰 웨이츠, 짐 모리슨 같은 미국의 전설적인 음악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 또한 케루악의 문체가 갖는 음악적인 특성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국내 인디음악계에서 독특한 노랫말로 잘 알려진 싱어송라이터이자 번역가와 작가로 다방면에서 활동 중인 김목인 역시 국내 케루악의 작품이 정식으로 소개되기 전부터 그의 작품들에 매료되어 혼자 우리말로 옮겨보곤 했다고 한다. 평범한 일상어들로 작품 속에서 독특한 분위기와 리듬감을 뿜어내는 케루악의 문장과, 특별할 것 없는 단어들이 멜로디 위에서 아름다운 시적 언어로 변모하는 김목인의 음악은 어딘가 닮아 있다. 싱어송라이터의 타고난 감각으로 케루악 문장의 리듬감을 살려내는 동시에, 케루악이 함께 낭독했던 당시의 재즈 음악에 맞추어 우리말 문장을 다듬고 비트 세대의 대표 시인이자 케루악의 오랜 친구인 앨런 긴즈버그가 낭독한 오디오북을 참고해 리듬감을 살리는 등 남다른 퇴고 과정을 거친 《다르마 행려》는 케루악 문체가 가진 매력을 최대한 살려냈다는 점에서, 비로소 케루악의 진면목을 느끼게 해줄 것이라 기대한다.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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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6] 우리가 몰리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는 뜬금없는 요들 소리를 내곤 했는데, 그건 우리가 모험을 하는 동안에도 계속되었다. 그저 단순한 ‘요들레이히’였지만, 가장 어색한 순간, 가장 뜻밖의 상황에서 튀어나와 가령, 그의 중국인 친구들과 독일인 친구들이 조용히 둘러앉아 있었을 때라든가 나중에 차 안에서 우리와 바짝 붙어 앉아 있을 때 “요들레이히!”, 그리고 차에서 내려 술집으로 들어갈 때도 역시 “요들레이히!”였다. 자, 이번에는 잠에서 깬 제피가 동이 튼 걸 확인하고는 침낭에서 벌떡 일어나 장작을 구해 와 아직 희미한 모닥불 곁에서 으슬으슬 떨고 있을 때쯤, 몰리가 신경질적이었던 짧은 새벽잠에서 깨어나 하품을 하더니 “요들레이히!”를 외치니, 소리가 멀리 골짜기까지 메아리쳤다.
[P. 196] 그러나 어느 날 밤, 난 저녁을 먹고 바람 부는 추운 마당의 어둠을 쳐다보다 그만 너무 우울해져 땅에 몸을 던져 울고 말았다. “난 죽을 거야!” 이 황량하고 야박한 지상의 추위와 외로움 속에서는 아무것도 할 게 없어 보였기 때문이었는데, 그 순간 자비로운 깨달음의 은총이 눈꺼풀 안에 우유처럼 고이며 따뜻해졌다.
[P. 200] 어느 날 밤에는 우비를 입고 엄청난 소나기를 맞으며 앉아, 내 비닐 후드 위로 후두둑 떨어지는 비와 어울리는 조그만 노래까지 만들어냈다. “빗방울들은 황홀경, 빗방울들은 황홀경과 다르지 않지, 빗방울과 다른 황홀경도 없고, 예! 황홀경은 빗방울, 비야 계속 내려라, 오 구름아!” 이 정도였으니 교차로 상점에서 입담배를 씹으며 막대기를 깎는 어르신들이 언젠가 죽어 사라질 내 기벽에 대해 뭔 얘길 하든, 내가 신경이나 썼겠는가, 어차피 우린 모두 무덤 속에서 껌이 될 운명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