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한국에 거주 중인 중도입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그들이 경험한 언어가 제3언어인 영어의 통사 습득에 미치는 영향을 영어의 관계절과 wh-의문문을 통해 분석했다. 제1언어(L1)와 제2언어(L2)가 제3언어(L3)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여러 실험 연구 모델들이 있으나 그중에서도 본 연구에서는 '누적 향상 모델'과 'L2 지위 요소 모델'을 채택하여 중도입국 청소년들이 제3언어를 습득할 때 어느 모델이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본다. 누적 향상 모델(Cumulative Enhancement Model, Flynn, Foley, & Vinnitskaya, 2004)은 이전에 경험한 문법적 특성이 다음 언어 습득에 중립적 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이고 L2 지위 요소 모델(L2 Status Factor Model, Bardel & Falk, 2007; Williams & Hammarberg, 1998; Rothman & Amaro, 2010)은 L1이 아닌 L2만이 L3 습득에 긍정적 또는 부정적인 전이의 요인이 된다는 가설이다.
위와 같은 가설들을 실험하기 위해서 본 연구에서는 중도입국 청소년의 모국어(L1)와 한국어(L2), 영어(L3)의 통사 부분에서 유형론적인 유사성과 차이점에 따라 아래와 같이 그룹지었다.
우선 관계절 실험에서 핵방향 매개변수에 따라 A 그룹은 L1 러시아어 ≠ L2 한국어 ≠ L3 영어 = L1 러시아어, B 그룹은 L1 중국어 = L2 한국어 ≠ L3 영어 ≠ L1 중국어로 구성되었으며, wh-의문문 실험에서 wh-매개변수에 따라 A 그룹은 L1 러시아어, 우크라이나어 ≠ L2 한국어 ≠ L3 영어 = L1 러시아어, 우크라이나어, B 그룹은 L1 중국어, 키르기스어 = L2 한국어 ≠ L3 영어 ≠ L1 중국어, 키르기스어로 구성되었다.
각 실험 항목과 결과는 다음과 같다. 관계절 실험은 두 가지로 듣고 따라 하기와 그림보고 단어 배치하기를 실행했다. 듣고 따라 하기 과업에서 A 그룹이 B 그룹보다 수행 능력이 높아 누적 향상 모델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핵방향 매개변수가 중요하게 작용하는지 제대로 알아보기 위한 그림보고 단어 배치하기 과업에서는 A와 B 두 그룹의 수행 능력이 비슷하게 나왔다. 이와 같은 결과는 Flynn 외가 주장하듯이 중립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세부적인 오류 패턴을 분석한 결과, 핵방향성을 나타내는 문장에서 B 그룹이 A 그룹보다 많은 오류를 나타냈다. 따라서 그림보고 단어 배치하기에서도 누적 향상 모델을 지지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Wh-의문문 실험에서 wh-어의 이동 여부에 대해 6가지 패턴을 수준별로 살펴봤을 때, A 그룹보다 B 그룹에서 비문을 생성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완성된 문장인 Wh-Aux-S-V 패턴에서 동일한 L2와 L3 수준을 가진 참가자들이 생성한 wh-의문문에서는 A 그룹이 B 그룹보다 수행능력이 훨씬 더 높았다. 이와 같은 결과는 L3와 유사한 L1 wh-매개변수가 영어 wh-의문문을 습득하는데 촉진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종합적으로 위에서 실험한 모든 과업에서 누적 향상 모델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는 통사 부문에서 목표어가 영어이고, 순수하게 모국에서 태어나서 한국에서 제2언어와 제3언어를 습득하는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실험 연구를 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