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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구기호: 001.98-24-1

- 서명: 음모론이란 무엇인가

- 편/저자: 마이클 셔머

- 발행처: 바다출판사()

서평
 음모론에 대한 본질적인 조명
서평자
 진민정,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 책임연구위원
발행사항
 700 ( 2024-1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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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음모 효과
1부 왜 사람들은 음모론을 믿는가
1장 음모와 음모론
2장 음모론과 음모주의자의 간략한 역사
3장 대리 음모주의와 부족 음모주의
4장 건설적 음모주의
5장 음모주의의 사례 연구
2부 어떤 음모론이 진짜인지 어떻게 결정하는가
6장 음모 탐지 키트
7장 트루서와 버서
8장 날아가 버린 JFK
9장 진짜 음모
10장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음모
11장 현실의 적과 상상의 적
3부 음모주의자와 대화하고 진실에 대한 신뢰 회복하기
12장 음모론자와 대화하는 방법
13장 어떻게 진실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것인가
종결부 사람들은 음모론에 관해 무엇을 믿고 왜 믿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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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적이고 투명하며 자유로운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음모를 꾸미기가 더 어렵다. 불법적이거나 부도덕한 조직이 시스템을 속이기 위해 결성되는 것을 방지하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폐쇄적이고 독재적인 사회는 음모적 속임수를 보호하고 가능하게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정부 자체가 시민이 직면하는 가장 위험한 음모다.” - 168쪽 2021년 1월 6일, ‘큐어넌(QAnon)’이라는 극렬 트럼프 지지 세력이 미국 의회의사당을 습격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비밀 관료 집단인 딥스테이트가 나라를 통제하며, 이에 맞서 트럼프가 나라를 구원할 것이라 믿는 이들이 당시 대선 결과를 부정하고 선거 조작 음모론을 펼치다 결국 연방의회를 점거한 것이다. 큐어넌 음모론 외에도 일루미나티 음모론, 프리메이슨 음모론, 9/11 음모론, 지구 온난화 음모론 등 음모론은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고, 이러한 음모론에 미혹 당하는 사람들 또한 무수히 많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사람들은 음모론에 빠지는 것일까? 『음모론이란 무엇인가』는 평생 음모론을 연구해 온 과학적 회의주의자 마이클 셔머의 ‘음모론 해부’라 할 수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왜 사람들이 음모론을 믿는지, 어떤 음모론이 진짜인지, 음모론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자신만의 몇 가지 중요한 이론적 틀을 적용해 다루고 있다. 우선 그는 음모와 음모론을 구분한다. ‘둘 이상의 사람이 비도덕적 또는 불법적으로 남들을 이용하거나 해치기 위해 비밀리에 행하는 모의나 행동’이 음모라면, 음모론은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음모에 대한 구조화된 믿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음모론을 믿는 이유는 뭘까? 셔머는 세 가지 요인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대리 음모주의’다. 신화적 진실이 경험적 진실보다 우선하며, 특정 음모론이 권력과 연관된 더 큰 음모론의 대리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정부나 기업 등 기득권에 대한 불신이 작용하고 있다. 둘째, ‘부족 음모주의’다. 많은 음모론은 정치적, 종교적, 사회적, 부족적 정체성과 연관이 있다. 즉, 같은 집단에 속한 구성원에게 충성심을 드러내는 신호로 음모론이 작용한다. 셋째, ‘건설적 음모주의’다. 이는 인간의 진화적 역사를 반영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음모론의 상당수는 실제 사실로 판명되었기 때문에 만일을 대비해 음모론을 믿는 편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이 세 가지 요인이 음모론을 믿는 핵심 이유이며 여기에 인지 부조화, 확증편향, 우리 편 편향, 부정성 편향 등 다양한 심리적 요인이 비합리적 믿음에 기름을 붓는 요소로 작용한다. 그러나 셔머는 음모론자들이 순진하거나 무지한 사람들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모든 음모론은 그 속에 더 깊은 진실을 숨긴 대리 진실로서 세계를 이해하려는 합리적 반응이기 때문이다. 권력을 가진 사람과 조직에 대한 신뢰가 낮을 때 음모론은 더욱 기승을 부린다. 음모론이 실은 부패한 기득권에 대한 저항의 표현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음모론은 더욱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의 발달과 더불어 음모론의 확산은 더 수월해졌고, 디지털 플랫폼의 알고리즘으로 인해 집단 양극화 현상은 심화하고 있다. 아울러 나름의 근거와 논리를 갖추고 있던 과거의 음모론과는 달리 신종 음모론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근거 없는 공포를 확산하고 있으며, 거짓 음모론을 일삼는 몇몇 정치인들은 이러한 문화를 악용해 지지자들을 규합하고 있다. 이러한 음모론에 우리는 어떻게 맞서야 할까? 셔머는 지식과 투명성이 신종 음모주의를 포함한 음모론과 싸우는 데 있어 주된 열쇠라 주장한다. 즉, 모든 사람이 시민으로서 알아야 할 지식과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음모론이 사회를 부패시키지 않도록 정치인들의 활동 역시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동시에 급격히 악화한 제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다원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다만, 음모론이 단순히 망상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믿는 허황된 거짓이 아닐 수 있다는 주장에는 동의하나, 이 책에서 저자가 제시한 ‘합리적’ 음모론자들의 심리에 대한 설명은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이 책만큼 음모론을 이토록 구체적으로 해부한 책이 있을까 싶다. 지금처럼 정치적 양극화가 날로 심해지고 온갖 음모론이 난무하는 시대에 음모론의 본질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