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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구기호: LM344.730798-24-1

- 서명: 타이틀 나인 : 여성이 투표권을 얻은 이래 가장 중요한 법

- 편/저자: 셰리 보셔트

- 발행처: 위즈덤하우스()

서평
 타이틀 나인(Title-Ⅸ),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는 길
서평자
 홍덕기,경상국립대학교 체육교육과 교수
발행사항
 677 ( 2024-05-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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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1969 드센 여자
2장 1970 진정
3장 1970~1972 법 제정
4장 1972~1977 시행
5장 1977~1980 성적 괴롭힘
6장 1975~1979 법 집행
7장 1980~1990 역풍
8장 1991~1999 크리스틴, 재키, 리베카, 니콜, 얼리다, 라숀다
9장 1992~1999 학교 스포츠
10장 2000~2010 보복
11장 2000~2010 성폭행
12장 2011~2014 가속화
13장 2015~2016 임계점
14장 2017~2020 다시 역풍
15장 지난 50년의 성과
16장 향후 50년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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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 나인은 단순한 여성운동이 아닙니다. 단순한 페미니즘 운동도 아닙니다. 타이틀 나인은 앞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완성해야 할 전 세계적인 혁명입니다.” - 400쪽 “일단 문제에 이름을 붙이면 그것을 바로잡을 수 있다. 눈가리개를 벗은 사람은 본 것을 안 본 것으로 되돌릴 수 없다. 미처 몰랐던 것을 발견하고 흥분해서 지른 소리 하나가 무수한 함성으로 바뀔 수 있다. 그땐 이미 돌이킬 수 없다.” - 508쪽 “미국에서 그 누구도 성별을 이유로 연방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는 모든 교육 프로그램 또는 활동에서 제외되거나, 혜택을 받지 못하거나, 차별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 타이틀 나인(Title-Ⅸ) - 미국 교육에서 성차별을 금지한 최초의 법안인 타이틀 나인은 ‘단 한 문장’에 불과하지만, 스포츠, 인권, 페미니즘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주었다. 저자는 6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으로 타이틀 나인이 지난 50년간 불러온 첨예한 논쟁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타이틀 나인은 학생들이 학습권에 있어서는 성별에 의한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타이틀 나인의 적용 대상은 직업교육기관, 초‧중‧고‧대학교이며, 해당 교육기관에서 타이틀 나인 법을 위반하면 연방정부의 지원금을 상실하게 되므로 이 법은 강력한 구속력을 갖는다. 타이틀 나인은 그 표현의 모호성으로 인해 법안 통과 이후에도 많은 논란을 불러왔다. 예를 들어, 연방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는 교육 프로그램 또는 활동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차별 없는 상태는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어떤 행동이나 조건이 타이틀 나인에 적법하거나 혹은 위법한가?, 규정을 위반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처분을 받는가? 등에 있어 첨예하게 논쟁했다. 다양한 논쟁 중 가장 뜨거운 이슈는 바로 학교 스포츠 분야였다. 스포츠 분야는 당시 남성우월주의를 바탕으로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으며 여성은 스포츠에 참여할 기회를 제한받고 있었다. 타이틀 나인 공청회가 한참이던 1973년 11월, 당시 29세의 유명한 여성 테니스 스타인 빌리 진 킹은 ‘여성이 스포츠에서 남성을 이길 수 있다.’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55세의 은퇴한 프로 테니스 남성 선수 바리 리그스와 약 3,700만 명(미국 인구의 17%)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기의 성 대결을 펼쳤다. 세기의 대결에서 승리한 킹은 공청회에서 타이틀 나인 법안을 지지했다. 이를 통해, 타이틀 나인은 “학교 운동경기에 성별 관계없이 평등하게 참여할 기회를 보장”할 것을 포함하게 되었다. 또한, 총 11개의 시행 규정(관심과 능력의 고려, 장비와 물품, 경기 및 훈련 일정, 여행 경비, 코치 및 개인 교습, 코치와 개인 지도교사에 대한 보수 지급, 탈의실 및 경기 시설, 의료 및 훈련 시설과 서비스, 숙소 및 식당, 홍보, 장학금 등)에서 남녀 차별 없이 동등하게 제공할 것을 법제화하였다. 이는 여성의 스포츠 참여를 비약적으로 증가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한편, 타이틀 나인은 정권의 변화에 따라 부침(浮沈)을 겪게 된다. 예를 들어, 1980년 레이건 대통령과 공화당은 교육부 폐지 공약을 비롯한 타이틀 나인의 무력화를 시도했다. 이후 시간이 흘러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 역시 타이틀 나인과 이민자의 문호를 축소했다. 타이틀 나인의 50년사는 한국 사회가 지나온 길을 돌아보게 만든다. 한국 사회는 6‧25 전쟁의 폐허 속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뤄내며 단시간에 경제 대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청소년 자살률 1위, 산업재해 사망률 1위, 출산율 최하위 등 급격한 경제성장의 대가는 컸다. 스포츠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은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 이후 줄곧 세계 10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쇼트트랙 여성 국가대표 선수 성폭력 사건’, ‘철인 3종경기 여성 선수 사망 사건’ 등 성폭력을 포함한 스포츠 인권침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차별금지법의 통과는 아직도 요원하고, 성평등 문화의 개선도 아직은 그 속도가 더디다. 그럼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는 길은 멀고도 험난하다. 타이틀 나인을 폐지하려는 시도에도 불구하고 이 법안이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해 온 것은 수많은 활동가가 포기하지 않고 차별에 저항하고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노력한 덕분이다. 타이틀 나인 50년사는 여성의 존엄을 위해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한 걸음씩 내디딜 때 비로소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울 수 있음을 보여준다. 타이틀 나인이 걸어온 길처럼 우리 사회도 다시 앞으로 나아가 성차별 없는 세상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모든 사람이 평등해질 때까지는 아무도 평등하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