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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구기호: 304.6-23-19

- 서명: 80억 인류, 가보지 않은 미래 : 한중일 고령화, 서구의 극단주의, 신흥국의 인구폭발까지 세계정세의 대전환을 꿰뚫는 인구통계학의 통찰

- 편/저자: 제니퍼 D. 스쿠바

- 발행처: 흐름출판()

서평
 미래 사회를 결정하는 것은 인구다.
서평자
 이용균,전남대학교 지리교육과 교수
발행사항
 674 ( 2024-04-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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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왜 지금 인구학인가
1부 출생 사망 이주, 세계를 이해하는 3가지 키워드
1장 인구학으로 바라본 혁명의 조건
2장 고령화는 반드시 재앙인가
3장 죽음은 불평등하다
4장 이민, 받을 것인가 막을 것인가
2부 인구 추세로 읽는 앞으로의 세계
5장 인구공학의 유혹
6장 예정된 미래, 그러나 열린 결말
7장 인구통계학자의 미래 예측법
결론 세계는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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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의 인구 증가가 기하급수적이었다면, 21세기는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가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차별적 인구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세계 인구는 이전에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오늘날 지구상에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으며 역사상 가장 고령화된 사회가 됐다. 또한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 사람들 간 기대수명의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졌다.” - 10쪽 제니퍼 스쿠바의 저서 『80억 인류, 가보지 않은 미래』는 낯설면서도 친숙한 인구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낯설다는 것은 다양한 국가의 인구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고, 친숙하다는 것은 사회에서 자주 거론되는 인구 내용을 다루기 때문이다. 스쿠바는 “인구 역학이 오늘날 우리의 세계를 형성한다”는 주장을 펼친다. 이 주장을 위해 그녀는 다양하고 정교한 인구자료를 통해 인구와 세계의 변화 관계를 조망한다. 출생‧죽음‧이주는 세계를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이며, 이와 관련된 인구학적 요소가 출산율, 사망률, 기대수명, 이주(난민), 인구구조(고령화)의 변화라는 것이다. 이 책은 전문적 인구자료를 알기 쉽게 설명하면서 독자를 사로잡는다. 특히, 한국에 대한 인구통계학적 내용이 소개되고 있어, 한국의 독자 관점에서 이 책은 낯설지 않다. 저자는 혁명을 포함한 사회변화는 인구학적으로 해석이 가능한데, 그 이유는 인구의 조건이 사회변화와 밀접하게 관련되기 때문이란 것이다. 예를 들어, 고령화는 흔히 재앙과 같은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지만, 사실 고령화는 사회적 변화이며, 중요한 것은 이에 대한 적응과 대처라는 것이다.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서구사회는 죽음을 현실과는 동떨어진 현상으로 간주하였으나, 저자는 죽음과 관련된 지식과 기술의 발전이 사회변혁의 토대임을 보여준다. 백신, 전염병, 의료보험, 건강지표, 사망률은 인구학적 구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죽음과 관련하여 문제가 되는 것을 찾는다면, 죽음을 둘러싼 지식과 기술이 계급과 국가에 따라 불평등하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스쿠바는 이민이 인구를 둘러싼 세계지도를 바꾸는 변혁의 요인이라 주장한다. 이민자는 수용 국가의 사회경제적 변화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오스트레일리아 인구의 약 50%는 부모 중 한 명이 외국에서 태어난 사람들이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역사, 사회, 문화, 정치를 논할 때, 이민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불가능해진다. 이민자의 정체성이 공간과 장소에 뿌리를 내리면서, 현재의 오스트레일리아를 만든 것이다. 유엔을 중심으로 전 세계 인구통계가 수집되고 있으나, 그 정확성은 한계를 가질 수 있으며, 인구통계에 대한 정확한 해석 또한 중요하다. 예를 들어, 한국 등 일부 국가는 베이비 붐 이후 출산율의 저하로 인한 생산가능인구의 증가를 경험하였는데, 유사한 상황일지라도 국가에 따라 생산가능인구의 증가에 따른 인구보너스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원유 등 자원이 풍부한 국가라도 인구구조의 특성에 주목하지 않으면, 노동력 부족으로 필요한 노동을 해외에 의존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저자는 인구통계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이에 대한 해석 역량을 강조한다. 즉, 인구변화에 예의주시하는 사회는 바람직한 변혁을 추진할 수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인구효과를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인구에 대한 이해가 사회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조건을 ‘준비된 자의 몫’이라고 주장한다. 즉, 인구통계학은 과거와 현재를 이해하고 연결하는 창(窓)이며, 인구변화를 읽어내는 힘이 사회발전의 토대라고 강조한다. 또한, 개인의 생애과정에 대한 이해는 사회의 인구학적 변화(예: 고령화)와 세계의 인구변화도 이해하게 하는데, 그 이유는 세계는 인구학적으로 서로 연결된 사회들로 구성되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 책은 다양한 지역의 인구통계를 통해 사회변화를 견인하는 인구의 역학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때로는 날카롭고 의미심장한 분석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도 몇 가지 점에서 이 책의 한계 또한 눈에 띈다. 스쿠바는 인구통계를 강조하면서, 기후변화, 국제정치, 사회불안, 글로벌 팬데믹 등이 인구학적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다소 소홀히 대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인구통계의 추정치를 통해 미래 사회를 예측할 수 있는 사회로 인식한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인구자료와 인구 현상을 통해 사회변화를 이해하는 그녀의 통찰력은 책의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