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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구기호: 307.76-22-46

- 서명: 도시의 생존 : 도시의 성장은 계속될 것인가

- 편/저자: 에드워드 글레이저, 데이비드 커틀러

- 발행처: 한국경제신문(2022-11)

서평
 도시가 사는 법: 도시는 기쁨의 원천이며 희망의 장소이다.
서평자
 강명구,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발행사항
 625 ( 2023-04-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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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오늘날의 도시가 맞이한 위기
2장 세계화는 팬데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까?
3장 인도의 하수도가 전 세계를 더 건강하게 만들까?
4장 우리의 신체는 팬데믹에 더 강해질 수 있을까?
5장 비싼 의료비가 도시를 구하지 못한 이유
6장 로봇이 질병을 확산시킬까?
7장 도심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8장 외부자 대 내부자의 전쟁, 젠트리피케이션
9장 치안과 교육, 도시의 미래를 위한 투자
10장 미래의 도시, 두려움보다는 기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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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역량은 강력한 리더십과 훌륭한 공학 그리고 재정적 신중함에 달려 있다” -121쪽 기원전 5세기 중엽 아테네에 첫 팬데믹이 발생했고, 아테네에 거주하던 모든 사람이 전염병에 걸렸다. 위생적이지 못한 곳에 거주했던 사람들은 파리처럼 죽어갔다. 전염병은 아테네를 파괴하였다. 사람들은 앞으로 자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랐기에 종교나 법률상의 모든 규칙을 무시했다. 전염병 때문에 아테네는 무법 상태가 되었고 질서가 파괴되었다. 질서가 무너지면 취약계층이 누구보다도 먼저, 그리고 크게 고통받는다. 이 전염병은 아테네에 커다란 타격을 입혔고 아테네는 끝내 그 충격에서 회복되지 못하고 몰락했다. 540년 로마제국 유스티니아누스 시대에는 흑사병이 돌았고 그 때문에 인류가 거의 전멸할 뻔했다. 비잔티움에서는 이 전염병이 4개월 동안 계속되었는데, 사망자가 매일 5,000명씩 나왔고 그러다 1만 명씩으로 늘어났으며 그 이상이 되기도 했다. 모든 곳에서 혼란과 무질서가 극도에 달했다. 흑사병은 그 뒤로 2세기 동안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면서 로마제국과 페르시아제국을 쇠퇴시켰다. 위와 반대로, 중세 유럽의 흑사병은 사람들에게 기근이 아닌 번영을 가져왔다. 농경사회에서는 한 사람당 먹을 수 있는 음식의 양이 1인당 농경지 면적에 의해 결정되는데, 흑사병이 지나면서 인구는 줄었지만 경작지는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흑사병으로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 줄어들자 살아남은 사람들의 1인당 농경지는 1.5배로 증가하였다. 또한 농지를 소유한 귀족들이 농부를 고용하려고 할 때 더 많은 임금을 지불해야 했다. 농촌의 부가 증가하였고 이에 따라 더 멋진 옷 등 품질 좋은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였다. 이러한 제품들은 도시에서 만들어졌고, 이는 도시들의 경제활동을 확대시키고 도시로 사람들이 모여들게 하면서 도시화를 촉진하였다. 이탈리아의 경우, 흑사병으로 황폐해졌지만, 도시화는 1400년 8.6퍼센트에서 1500년 14.9퍼센트로 증가하였다. 도시화는 르네상스가 태동하는 토대가 되었다. 전염병과 같은 부정적인 충격이 도시에 끼치는 결과는 도시의 시민사회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 근대 이후 정부가 개입한 중요한 정책 중 많은 정책이 공중보건에서 비롯되었다. 물의 안전성 개선, 식품의 안전성 개선, 자동차와 도로의 안전성 개선, 흡연율 감소 등이 그렇다. 19세기에 정부는 콜레라를 극복하고 도시의 건강을 회복하기 위하여 큰 노력을 기울였다. 상하수도 시설을 도시 전체 차원에서 계획하고 구축한 것은 20세기 이전 정부가 이뤄낸 가장 중요한 업적이었다. 미국 사망률 감소의 절반, 영아 사망률 감소의 4분의 3, 아동 사망률 감소의 3분의 2가 깨끗한 물이 가져다주는 효과 덕분이었다. 이런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는 인프라를 관리하고 구축 비용을 조달할 수 있는 강력한 기관이 필요하다. 도시의 건강이 보장되려면 도시의 기반 시설을 구축하고 위생 규정을 강제로 시행할 수 있어야 한다. 시민들을 보호할 만큼 강력하되, 시민들에게 봉사하라고 준 권력을 남용하지 않을 만큼 책임감 있는 공공 부문이 필요하다. 도시의 성공 여부는 지성과 품위를 갖춘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달려 있으며, 이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 역사적으로 보면 기업가정신은 도시 재건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규제는 부자의 기업가정신보다 가난한 사람의 기업가정신에 더욱 가혹하다. 허가와 관련된 개혁은 필수적이다. 또한, 도시가 해야 할 일은 단순히 소득재분배를 넘어, 가난한 사람들의 역량을 높여야 한다. 사람은 혼자 살도록 진화하지 않았다. 도시는 창의성과 즐거움이 흘러넘친다. 도시의 이로움을 누리기 위해서 우리는 도시에서 발생할 수 있는 팬데믹과 같은 나쁜 것들의 위험을 직시하고 예방하고 해결해야 한다. 도시의 위험과 싸워 이겨야만 번영을 누릴 수 있다. 코로나19는 놀라운 과학기술, 그리고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의 노력이 올바르게 결합함으로써 도시에 닥칠 수 있는 위험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