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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구기호: 336.201-22-1

- 서명: 세금의 흑역사 : 두 경제학자의 눈으로 본 농담 같은 세금 이야기

- 편/저자: 마이클 킨, 조엘 슬렘로드

- 발행처: 세종서적(2022-08)

서평
 정부와 국민 사이의 돌고 도는 게임: 조세 저항과 논쟁의 역사
서평자
 홍성훈,서울시립대학교 세무학과 교수
발행사항
 616 ( 2023-02-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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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약탈과 권력
2부 승자와 패자
3부 행동 방식이 바뀌고 있다
4부 세금은 저절로 걷히지 않는다
5부 세금 규칙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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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2년 (영국) 정부가 인쇄된 무늬 벽지에 세금을 부과하자 건축업자들은 무늬가 인쇄되지 않은 벽지를 붙인 다음 그 위에 무늬를 입히는 방식으로 세금을 회피했다.” - 300쪽 우리가 세금이라는 주제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이유는 비단 세법이 복잡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오로지 복잡한 세법 때문에 세금을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라면, 이미 있는 세법을 따라야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세법을 열심히 공부하거나, 또는 새롭게 세법을 쓰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세법을 조금 더 알기 쉽게 써서 그러한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 정부 담당자, 그리고 세금 전문가를 포함하여, 세금 문제를 고민하는 모든 사람에게 세금이 까다롭고 어려운 주제로 느껴지는 근본적인 이유는 사람들이 세금에 반응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어떤 정부가 새로운 세금을 부과하거나 이미 있는 세금 규정을 바꾸면 그 세금을 내야 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행동을 바꾸곤 한다. 18세기 영국에서 부과되었던 무늬벽지세가 그러한 예이다. 이러한 행동 변화는 또 다른 제도 변화로 이어지고, 그러한 과정이 역사적으로 반복되면서 세금이라는 제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세금과 관련된 여러 정치, 사회, 경제적인 현상들을 더욱 이해하기 어렵게 만든다. 조세 제도가 변화하면 납세자의 행동, 또는 경제적 선택이 변화하고, 그러한 선택이 정부의 조세 수입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세금은 종종 납세액의 절대적인 수준을 넘어서, 납세자가 느끼는 효용 수준 또는 소득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영향을 초과 부담이라 한다. 그리고 이 납세자와 관계를 맺는 다른 사람들에게까지도 영향을 미친다. 이를 조세 귀착이라 부른다. 이렇게 복합적인 영향 때문에 아마도 정부는 애초에 원했던 조세 수입 또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고, 다시 제도를 바꾸어 상황이 반복되고 세금 규정은 더욱 복잡해질 것이다. 18세기 영국에서처럼 사람들이 벽지를 붙인 후 무늬를 그려서 세금을 회피한다면, 예산을 집행하기 위해 일정한 조세 수입을 거둬야 하는 정부는 무늬 있는 벽지의 세율을 올리고, 무늬 없는 벽지에도 새롭게 세금을 부과하고, 심지어는 벽지에 무늬를 그리는 페인트, 붓, 노동력 등에 대해서도 세금을 부과하려고 할 것이다. 농담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책은 그런 이야기가 역사에 빈번히 등장하는, 어찌 보면 평범한, 이야기일 뿐이라는 점을 일깨워준다. 세금 전문가들은, 그중에서도 특히 조세 경제학자들은 제도 변화의 복합적인 영향을 이해하고, 그러한 영향을 미리 고려하여 조금 더 나은 제도를 제안하고자 노력한다. 이 책도 그러한 노력의 산물이다. 각각 대학과 국제기구에서 오랫동안 세금에 대해 연구해온 두 저자는 경제학자의 시각에서 역사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세금에 대한 다양한 주제를 설명한다. 인두세, 창문세, 수염세, 벽지세 등 현대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해하기 어렵지만 당시에는 설득력 있었던 세금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아울러 미국 독립운동의 시초가 되었다던 보스턴 차 사건처럼 많은 사람이 전모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사건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보스턴 차 사건은 영국이 미국 식민지로의 차 수입에 세금을 부과해서 발생한 것이 아니고, 부과하던 세금을 철폐해서 발생한 것이다. 이 책을 읽어보면 세금을 없앤 영국 정부에게 보스턴 사람들이 왜 반발했는지 알 수 있다. 이 책의 매력은 조세 귀착, 초과 부담, 역탄력성의 법칙, 최적 조세와 같이 어렵게 느껴지는 조세 경제학의 주제를 역사적인 사례를 바탕으로 재미있게 설명하는 것이다. 그리고 책의 말미에서는 역사적인 사례를 함축하여 11개의 교훈을 제시한다. 저자들이 제시하는 교훈 중 세 가지만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조세 저항은 단지 세금 때문에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궁극적으로 세금을 부담하는 사람을 판별하는 문제는 생각보다 어렵다.” “세금의 가장 큰 비용은 보이지 않는다.” 세 가지 교훈에 대한 설명과 나머지 교훈에 대한 내용은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