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표지이미지

- 청구기호: 320.0842-22-1

- 서명: 청년을 위한 정치는 없다 : 청년 정치의 오늘을 말하다

- 편/저자: 라종일 외 7인

- 발행처: 루아크(2022-01)

서평
 한국에서도 젊은 대통령을 마주할 수 있을까?
서평자
 이재묵,한국외국어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발행사항
 593 ( 2022-08-31 )

목차보기더보기

1장 새로운 세대에게서 새로운 것을
2장 청년을 위한 정당은 없다
3장 청년세대는 준비되어 있는가
4장 젊은 대통령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5장 젊은 정치인의 등장을 막아서는 것들
6장 캠프정치, 팬덤정치 그리고 룸펜 정치인
7장 정치의 고령화와 청년 정치의 활성화
8장 해외에서 불어오는 변화의 바람

서평보기더보기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면 한국 정치의 ‘고령화’ 문제의 심각성이 바로 드러납니다. 국제의원연맹의 통계에 따라 각국 의회에서 20∼40대 청년 정치인이 차지하는 비율을 살펴보면, 이탈리아는 42.7%, 네덜란드는 33.3%, 프랑스는 23.2%, 영국은 21.7%입니다. 그러나 한국은 21대 국회 기준으로 4.3%로 이탈리아의 10분의 1 정도이며 심지어 일본(8.4%)보다도 낮습니다. 유독 한국에서 청년 지도자를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 188쪽 세계 각국에서 30∼40대 청년 정치인들이 대통령이나 총리에 선출되었다는 소식을 심심찮게 접하고 있다. 대표적 청년 정치인인 프랑스의 엠마뉘엘 마크롱은 만 39세였던 2017년에 새롭게 창당한 앙마르슈(En Marche!)의 대통령 후보로 나와 당선되었으며, 벨기에의 샤를 미셸 전 총리도 38세에 내각 수반에 선출되었고, 오스트리아의 세바스티안 쿠르츠 총리와 핀란드의 산나 마린 총리도 각각 31세와 34세에 총리직에 올랐다. 이처럼 젊은 지도자가 국가의 행정 수반으로 선출되는 경향이 20세기 말부터 여러 나라에서 나타나기 시작하였으며, 특히 유럽의 경우에는 약 48개국 가운데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23개 나라에서 30∼40대 젊은 정치인이 정부 수반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은 어떠한가?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능력 있고 참신한 청년 정치인의 정치 참여 기회 확대 등이 제기되고 있지만, 청년세대의 영향력이 정치권에 충분히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답변들이 넘쳐날 것이다. 일단은 세대별 고른 대표성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청년 정치는 갈 길이 멀다. ‘실질적 대표성’을 논하기에 앞서 ‘기술적 대표성’ 측면에서도 청년들은 그들의 몫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채 과소 대표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20대 총선에서 불과 3명이었던 40대 미만 청년 정치인의 절망적 수치와 비교해 보면 21대 총선에서 당선된 13명이라는 당선자 수치는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이며 장족의 발전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21대 총선 당시 청년 인구의 비중이 전체 인구 중 33.8%에 달했다는 사실을 고려해 본다면 국회의 청년 비율인 4.3%는 여전히 절망적이다. 심지어 생활 정치의 영역이라 할 수 있는 지방의회에서도 청년들은 과소 대표되고 있는데, 2018년 지방선거 기준 40세 미만 청년 의원은 광역의회 5.6%, 기초의회 6.6%에 각각 머무르고 있다. 그렇다면 청년 정치 활성화를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한국에서 청년 대표성의 왜곡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우선 피선거권 및 선거권 연령 제한, 정당 가입 연령 제한, 그리고 선거 기탁금과 정치 자금 지원 문제 등 제도적 해결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적 방안과 별개로 보다 근본적으로는 장유유서를 강조하는 위계 문화나 연공서열과 상하 위계를 강조하는 문화 요인들이 청년 정치인의 성장과 활동을 가로막고 있는 건 아닌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이 책의 공동 저자 중 한 명인 허태회 교수는 이러한 가산제적 문화와 청년의 정치 활동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같은 심리적 요인들이 한국에서 청년 정치인 육성과 성장을 가로막는 큰 장벽이라는 사실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단지 나이가 젊다는 이유만으로 또는 외국이나 소위 선진국에서 그렇게 한다는 이유로 청년 정치인이 더 늘어나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 이 책의 공동 저자인 라경수가 주장하듯이, 청년세대가 ‘무장한 예언자’가 되고자 한다면 대중을 설득할 명분과 실질적 조직력뿐만 아니라 정치에 적극적으로 개인을 투신할 수 있는 의지가 필요할 것이다. 특히 청년세대가 진정 정치의 세대교체를 이끌어 내고 미래세대를 이끌어 가는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청년세대뿐만 아니라 다른 세대와의 소통 능력이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역량이 요구된다. 즉, 청년세대에만 한정된 문제를 가지고는 대중적 ‘믿음’을 사기는 어렵고, 민주화 이후의 어젠다를 설정하기 위해서는 청년 문제를 공동의 문제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청년세대가 기성세대를 대체하여 정치권의 주류세력으로 새롭게 등장하고자 한다면 왜 청년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이유를 스스로 명쾌하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