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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구기호: 720.2-21-7

- 서명: 공간의 미래 : 코로나가 가속화시킨 공간 변화

- 편/저자: 유현준

- 발행처: 을유문화사(2021-04)

서평
 미래는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상상력으로 창조하는 것이며, 꿈꾸는 자들이 만든다
서평자
 원호성,동의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발행사항
 550 ( 2021-10-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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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전염병은 공간을 바꾸고, 공간은 사회를 바꾼다
1장. 마당 같은 발코니가 있는 아파트
2장. 종교의 위기와 기회
3장. 천 명의 학생 천 개의 교육 과정
4장. 출근은 계속할 것인가
5장. 전염병은 도시를 해체시킬까
6장. 지상에 공원을 만들어 줄 자율 주행 지하 물류 터널
7장. 그린벨트 보존과 남북통일을 위한 엣지시티
8장. 상업 시설의 위기와 진화
9장. 청년의 집은 어디에 있는가
10장. 국토 균형 발전을 만드는 방법
11장. 공간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하기
닫는 글: 기후 변화와 전염병- 새로운 시대를 만들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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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세상에서 만들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은 사람 간의 ‘만남의 밀도’가 높아지면서도 동시에 전염병에 강한 도시 공간이다. … 우리 사회의 문제는 비전 없는 부동산 정책들과 세금 정책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새로운 공간, 새로운 도시 인프라를 만들어야 한다. 코로나로 인해서 전 세계 모든 국가와 사회는 새로운 미래를 만들 출발 선상에 섰다. 과거의 공간 모델로는 다가올 미래를 준비할 수 없다.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 (p. 358) 도시와 건축은 인간과 항상 밀접한 관계 속에서 존재하고 있지만 사실 베일에 싸여있는 영역일지도 모르겠다. 코로나 이후, 우리가 사는 이 공간들은 어떻게 변하게 될까?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할 이 주제에 교수이자 건축가인 유현준이 통찰력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책에는 저자의 상상력이 가득 담겨 있다. 인문학을 포함한 여러 영역에서 시공간을 넘나들며 논리적이면서도 설득력 있게 팬데믹 사회 이후 미래의 도시 건축의 방향 및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도시와 건축은 정책과 달리, 동서고금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눈에 직접적으로 보이는 영역이다. 그 시대의 사회와 문화를 개인이 판단하는 가장 쉬운 지표이며, 그런 의미에서 지자체들이 도시의 인프라 및 공공건축물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는 현재의 문제를 진단하고 정방향 공원보다는 가로로 긴 모양의 공원, 자율 주행 로봇 전용 지하 물류 터널, 사적인 외부공간인 발코니가 있는 아파트, 규모는 작아지고 다양성은 많은 학교, 다양한 부도심, 위성학교와 위성사무실 등 도시의 풍경이 새로운 질서와 패턴으로 재편되어야 한다고 색다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꺼리는 비대면 사회로 나아가고 있지만, 인간은 앞으로도 결코 서로를 만나는 일을 그만두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는 정책을 펴야 사람이 움직인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현 사회를 비판하면서 서술하고 있다. 또한, 인간의 본성을 고려하여 미래를 예측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례로 드론이 주요 택배 수단이 될 미래사회에서 발코니는 사적인 외부공간 이외에도 미래 공동주거에서 택배창구로써의 장치, 비대면이란 측면에서 전염병의 경로 차단 장치뿐만 아니라 범죄로부터 보호장치로써 필수적으로 계획하여야 할 요소가 될지도 모른다. 모든 정책의 기준은 인간이 되어야 한다. 인간은 유기체이기에 언젠가는 병이 들고 아프기 마련이다. 이때 환자는 시술 혹은 수술을 받게 된다. 시술이 나은지 수술이 나은지 의사는 심사숙고해야 한다. 도시 역시 인간과 마찬가지로 언젠가는 쇠퇴하기 마련이며, 도시재생과 도시재개발을 옳고 그름이 아닌 시술과 수술의 개념으로 보면 어떨까 한다. 도시건축환경 이론 중에 ‘Stimulus Theory(자극 이론)’라는 지극히 당연한 이론이 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OLS(Optimal Level of Stimulation)’라는 최적의 자극을 유지하려 한다. 자극이 과다하게 되면 자극을 줄이게 되고, 자극이 과소하게 되면 자극을 늘이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인간이 생체 온도를 36.5도로 유지하려고 하는 것과 같이 도심에서 생활하는 사람은 휴가를 즐기기 위해 자연을 찾게 된다. 반대로 교외에서 생활하는 사람은 휴가가 되면 도심을 찾게 된다. 뉴욕의 센트럴파크에 이용자가 많은 것도 인간은 OLS를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저자가 제안한 10%의 고밀도 공동주거를 나머지 90%를 공원다운 공원으로 계획하자는 ‘서울의 그린벨트 제안’은 적절한 자극을 유지하려고 하는 인간의 본성을 고려한 제안이라고 생각된다. 지금까지 건물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건축물은 정면성(正面性)을 가져야 하고 이용자들은 그것을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건축 총론에서 배워왔다. 하지만 미래 팬데믹 사회에서 과연 건축물이 정면성을 가져야 하는 것이 도움이 될까 하는 의문이 든다. 저자는 이 책에서 창의성을 이야기 한다. 정면이 모호해져 주출입이 다양해지면 진입이 분산되어 오히려 팬데믹 상황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더불어 공공성이라는 측면에서 모든 방향에서의 정면성은 위계를 분산시켜 시민들에게 형평성을 제공해 줄 수 있고, 이것은 공공건축물의 존재 가치인 시민들을 위해 지향해야 할 요소가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