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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구기호: 362.1962414-21-10

- 서명: 신의 화살 : 작은 바이러스는 어떻게 우리의 모든 것을 바꿨는가

- 편/저자: 니컬러스 A. 크리스타키스

- 발행처: 윌북(2021-07)

서평
 신은 우리를 버리지 않는다
서평자
 서정욱,서울대 의대 명예교수
발행사항
 541 ( 2021-08-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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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2021 한국어판 서문 : 백신 그 이후, 신은 아직 활을 거두지 않았다
1장. 극미한 존재 : 아주 작은 바이러스가 세상을 뒤덮다
2장. 천적의 귀환 : 인류를 위협해온 바이러스와 범유행
3장. 단절 : 코로나19가 세계적 상실을 이끈 방식
4장. 비탄, 공포, 거짓말 : 감정의 전염병은 어떻게 퍼지고 왜곡되는가
5장. 우리와 타인 : 확산의 두려움을 타고 온 선 긋기와 마녀사냥
6장. 연대 : 인간의 선한 본능에서 자라난 희망
7장. 변화 : 무엇이 변하고 무엇이 남아 있을까
8장. 전염병의 종식 : 혼돈이 지나간 자리, 인류의 길을 묻다
에필로그 넥스트 팬데믹, 새로운 바이러스를 마주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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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적 관점에서 볼 때 병원체로서는 숙주가 죽으면 불리하다. 병원체는 숙주가 돌아다니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을 퍼뜨려주는 것이 유리하다. 독한 바이러스는 덜 퍼지고 약한 바이러스가 살아남기에 바이러스의 치명성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떨어지는 게 보통이다. (p. 429)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친 우리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방법이 없을까? 나와 가족의 안녕을 지키고, 우리 동네 자영업자에게 웃음을 선사하며, 정치와 방역 당국이 신뢰를 회복하는 방법이 없을까? 질병에 대한 최신 정보를 검색하거나 학술 논문과 권위 있는 기관의 공식 발표를 참조해도 암울한 소식뿐이다. 이럴 때 최신 정보나 옳은 정보도 중요하지만, 사태의 본질이 무엇이며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알고 싶어진다. 의사나 과학자의 글보다 사회학자, 철학자의 글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신의 화살』의 저자 니컬러스 A. 크리스타키스는 예일대학교 휴먼네이처연구소 소장으로 네트워크 과학과 사회학적 관점에서 감염병을 해석하고 연구하는 현재 진행형 공중보건 전문가이다. 자신의 경험과 현장 조사 결과에 대한 생생한 증언과 함께 역사적, 사회학적 통찰을 통하여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복잡한 사건에 대하여, 많은 지식을 정확하게 전하려고 욕심을 부리다 보면 내용이 어렵고 독자에게 혼돈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동안 영화 한 편을 보는 착각에 빠질 정도로 쉬운 문장과 재미있는 사례 제시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는 점이 특별한 매력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무수히 많은 종류가 있지만 인간에게 질병을 일으키는 것은 일곱 가지이다. SARS-1, SARS-2, MERS 그리고 4가지의 감기 바이러스가 그들이다. 2003년의 SARS와 2015년의 MERS를 돌아보면서 우리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코로나19의 특징을 정리하고 있다. 아울러 1918년의 스페인 독감을 포함한 여러 가지 감염병 팬데믹이 있을 때 인간은 어떻게 대처하였고, 엄청난 사망자를 내면서도 아직 인간이 멸망하지 않은 비결은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감염병의 파도를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2020년 8월에 출간되었지만 에필로그가 추가되면서 2021년 6월까지의 최신 상황에 대한 해석이 추가로 제시되고 있다. 세계화, 집단 이주, 항공 교통, 인구 증가, 대도시 인구 집중은 감염병이 사라질 수 없는 이유이다. 기후 변화와 환경 파괴도 신종 감염병 발생을 부추기고 있다. 그렇지만 인간의 행동을 분석해 보면 인간이 과연 감염병의 위험을 인지하고는 있는지 의심하게 되고 감염병도 인간이 만드는 인재의 범주를 벗어날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감정과 거짓 정보의 유행은 그 바탕에 깔린 바이러스의 유행과 함께 신체와 정신을 파괴하고 있다. 각국의 보건정책도 예외가 아니어서 갈팡질팡, 무원칙 행정으로 국민의 신뢰를 잃고 있다. 감염병과 팬데믹에 대한 공공 교육이 중요한 이유이다. 역경 속에서 보이는 인간의 공통적인 심리 반응은 슬픔과 비판, 불안과 공포 그리고 분노였다. 우리 앞에 과연 어떤 험로가 놓여 있는지 알 수 없다는 불확실성에 마주해야 한다.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시급한 대책 수립과 재정적 지원을 호소하는 것은 이해되지만 제한된 자원의 배분에도 신경을 써야 함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 온갖 거짓 뉴스로 사회의 혼란을 부추기고, 마스크와 사회적 거리 두기를 거부하는 인간의 행동은 분명 개인의 잘못이지만, 해결 방안은 사회적 공동체 의식으로부터 나와야 한다. 서둘러 백신을 개발하다 보니 부작용과 효과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한 것도 문제이고 백신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도 이해가 된다. 그렇지만 코로나19로 사망하는 환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사람에게 신속한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 바이러스가 백신에 대한 내성(회피 능력)을 획득하기 전에 바이러스의 전파를 막는 백신 차단막을 설치해야 한다. 백신을 거부하고 회피한다면 바이러스에게 회피할 수 있는 변종 출현의 시간을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원치 않는 질병에 대해 생물학적 종식을 추구한다. 생물학적 종식이란 집단면역에 이르거나, 병원체의 병원성이 약해지고, 인류의 저항력이 강해지는 상황을 말한다. 이미 천연두, 소아마비, 홍역 등의 성공 사례가 있으며, 지금도 의사들의 노력은 멈추지 않는다. 그렇지만 모든 질병으로부터 생물학적 종식을 기대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이럴 때 감염병에 대한 사회적 관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팬데믹을 인간의 관념이나 행동이 몰아가는 사회적 현상으로 본다면 사회적 종식의 형태로 타협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즉, 공포와 불안과 사회 경제적 혼란을 가라앉히고 어쩔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이는 상황을 사회적 종식 상황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기에 나타나는 다양한 인간 행동이 심각한 위험인자가 되고 있는 현실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감염병의 특징을 잘 알고 위험에 처한 동료를 격려하고 도와야 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감염병에 대한 암울한 소식에 조급해하지 않고 긴 호흡으로 대처하는 데 참여하게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