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박규수(朴珪壽, 1807년∼1877년)의 복식 연구서인 『거가잡복고(居家雜服考)』 제1책 제1권 「외복(外服)」편에 실려 있는 방령심의(方領深衣) 제도에 관한 연구를 목적으로 한다. 1841년에 간행된 『거가잡복고』는 제2책 3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박규수의 예학(禮學)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기반으로 옛 중국 복식으로의 회복에 초점을 맞춘 복식 개혁론과 실용 · 실학적 복식관이 집약되어 있다. 박규수는 사대부 남성의 예복(禮服)과 평상복으로 도포(道袍)에 흑립(黑笠)이 일반화되어 있던 당시의 시속(時俗)과는 달리 고제(古制)인 심의(深衣)를 평상거복(平常居服)으로 권장하였고, 심의의 실제 제작을 위한 구성 방법을 그림과 함께 설명하였다. 박규수의 방령심의 제도는 선현(先賢)의 의견과 경전(輕典)을 그대로 따르기보다는 고증을 통해 실질적이며 현실적인 복식 개혁안을 적용하였기에 복식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연구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박규수의 방령심의 제도에 관한 이론적 연구를 위해 『거가잡복고』「외복」편에 나타난 심의제도를 고찰하였다. ‘부(附) 심의광의(深衣廣義)’에서 심의의 상징성을 살펴보고, 현단복(玄端考)의 중의(中衣)로 착용되는 심의를 실제 제작하기 위해 박규수가 제시한 제도를 상세히 고찰하였다. 둘째, 박규수의 방령심의 실물을 제작하기 위한 원단 손질 방법, 방령 심의 치수 산출과 도식화, 마름질 치수 및 마름질 방법, 그리고 전체적인 바느질 과정을 상세하게 고찰하고 실물을 제작하는 실질적 연구를 병행하였다. 심의에 관한 대부분의 선행 연구가 이론적 고찰을 중심으로 한 연구인데 본 연구는 박규수의 방령심의 제도에 관한 이론적 고찰과 함께 실증적 연구를 병행하였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또한 전통 복식의 고증 및 복원 연구 분야에서 본 연구 결과가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