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英祖(1694~1776)의 御製에 나타난 배움에 관한 인식을 살펴봄으로써 성리학이 지향하는 ‘배움’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확인해 보고자 한다.
영조는 성리학에서 修身의 방법론으로 제시되는 尊德性 道問學을 道問學 중심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이것이 尊德性을 경시하는 것은 아니다. 분명 영조는 존덕성과 도문학을 새의 양 날개로 비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조는 사람답게 되기 위해 배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 그리고 영조는 이러한 배움의 성취를 위한 자신의 독서법을 제시한다. 군주인 영조에게 배움은 기질 변화를 통해 하늘에서 부여받은 본래성을 온전히 드러나게 해 주는 것이자 백성들을 새롭게 하고 時弊를 구제하는 방법이다. 이는 『大學』의 논리 구조를 그대로 보여준다.
이와 같은 영조의 배움에 관한 인식은 그의 지위와 연결됨으로써 성리학적 사유와 담론이 단지 형이상학적 사유 방식과 지식 체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수양과 구체적인 사회 유지를 위한 실제 방법론으로 작동했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