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스리쓰케 표지」의 그림풀이를 통해, 1820년에 동시다발적으로 간행된 잇쿠작〈전래동화물〉고칸 네 작품의 제작의도를 고찰한 결과 다음과 같은 새로운 견해를 얻을 수 있었다.
첫째, 네 작품 중에 구니나오가 그린 A 『오에야마 슈텐토지담』, 구니사다가 그린 B 『무카시바나시 모모타로』 ·C 『간젠 하나사키지지』표지에 그려진 인물은, 7대 이치카와 단주로의 초상화임을 지적하였다. 나아가 야마모토 헤이키치판B·C의 스리쓰케 표지는 각각 악당을 영웅(단주로)이 밟아 누르고 있는 아라고토 무대를 재현하고 있는 듯한 도상으로, 전체적인 구도·화제가 공통됨을 지적하였다. 환언하면, B·C의 표지그림이 본문내용과 다른 부분이 현저한데도 불구하고 「바구니결 격자무늬」로 크게 그리고 있는 팔베게한 대마왕과 폭포를 올라가는 잉어를 노려보면서 발로는 악당을 누르고 있는 영웅호걸·단주로 라고 하는 구도가 공통되므로, 작가보다는 화가와 출판업자의 의도가 더 크게 작용하였다고 추정한 바이다.
둘째, B·C와 같은 연도에, 같은 화가, 같은 출판사로 나온 D 『무카시바나시 시타키리 스즈메』의 표지그림 상반부는 호랑이를 탄 승려에게 갈대 또는 조릿대 잎을 내미는 중국인이 그려진다. 이는 B·C처럼 본문 내용과는 상관없는 도상을 표지에 일부러 그려 넣고 있는 것이다. D는 바구니결 격자무늬로 표현되지는 않지만 당시 제작, 전시되고 있었던 슈텐도지·폭포를 오르는 잉어·호랑이를 탄 부칸 선사라고 하는 죽세공품을 세 작품의 스리쓰케 표지 디자인에 응용한 결과라고 추정하였다. 이상으로 〈전래동화물〉고칸 세 작품B·C·D는 동일한 작자와 화가·간행연도·쪽수뿐만 아니라, 화가 구니사다가 화제로 즐겨 그렸던 모티브를 표지에 도입한 것으로 보아, 출판업자와 화가의 의향이 주로 반영된 기획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또한 표지의 제작의도에서 한걸음 더 깊이 들어가 혀 짤린 참새를 세계로 한 D의 「그림·지문·여백대사」라고 하는 구사조시 본문의 3대 구성요소로 창작의도를 구체적으로 확인하였다. 그 결과 그림·지문은 옛날이야기의 기본적인 화형을 따르면서 한 장면(처자의 의료행위)에 창안을, 다섯 장면(접대·선물·요괴·체발식·혼인)에 구체화라는 창작법을 구사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그리고 원형에는 등장하지 않는 처자를 본 고칸에서는 활약시킴으로써, 그림을 화사하게 하고 성적농담에 의한 골계화를 지향하는 작자의 창의가 드러나게 되었다. 그리하여 스리쓰케 표지와 같은 장정과는 달리, 본문은 오직 작가 잇쿠에게 일임되고 있었던 듯하여, 그의 특기인 외설적이면서 비속한 웃음으로 충만한 〈전래동화물〉고칸 『무카시바나시 시타키리스즈메』를 창작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