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혁신계에 대한 연구는 제2공화국 시기에 집중되었다. 특히 4·19 이후 7·29총선을 전후한 시기 혁신정당 내부의 노선 차이와 갈등, 원내 진입 실패의 원인 등을 규명하려는 연구가 많았다. 본 연구에서는 1960년대 중반 혁신계의 동향과 분화에 주목했다. 주요 사료로는 당시의 신문기사와 혁신계 인사들의 회고(록), 김성숙의 1964년 혁명일기 등을 활용했다. 4·19 이후의 혁신정당운동이 실패로 돌아간 후, 박정희 정권의 탄압 속에서 지도급의 혁신인사들은 감옥에 수감되거나 정치활동정화법에 의해 1963년까지 일체의 정치적 활동을 금지당했다. 1964년 정정법이 해금되자 혁신계 인사들은 신당 발기를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그러나 계파 갈등과 신당 창당 시기를 둘러싼 이견, 구성원들 사이의 감정적 대립 등으로 신당 창당은 난황을 거듭했다. 이에 혁신계 내부에서는 보수야당에 합류하여 새롭게 정치적 돌파구를 모색하는 이들이 등장했는데, 대표적 인물이 운암 김성숙이다. 운암은 신민당 합류를 통해, 민주사회주의 이념의 실현보다는 대정부투쟁을 혁신정치의 새로운 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현실화하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