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와 중국어는 대표적인 고맥락 언어로 분류된다. 고맥락 언어는 비언어적 신호 및 발화 맥락에 대한 의존성이 높기 때문에 문장 성분을 일일이 명시적으로 드러내기보다는 편의상 함축하고 생략하는 특징을 보인다. 그러나 동일한 고맥락 언어라고 하여 한국어와 중국어의 문장 성분의 생략 양상이 동일하게 나타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 착안하여 본 연구는 한국어(출발어)의 인칭대명사 주어가 중국어(도착어)로 번역되는 양상을 언어학적 관점에서 비교 대조하였으며, 한국어에서 ‘명시된 주어’와 ‘생략된 주어’가 각각 중국어에서는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A명시→B명시’, ‘A명시→B생략’, ‘A생략→B명시’, ‘A생략→B생략’의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여 면밀하게 분석하였다. 본 연구의 분석 대상인 한국 소설《프라자호텔》은 인칭대명사 주어의 사용 양상과 관련하여 영어, 프랑스어, 일본어 등 다양한 외국어로의 A-B 번역 양상 연구가 이미 진행된 바 있기에, 본 연구를 통해 세계 언어 속에서의 중국어의 좌표를 확인해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