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뤄신(殷若昕) 감독의 영화 〈내가 날 부를 때(我的姐姐)〉(2021)는 원제목을 통해서 유추할 수 있듯이 중국의 남아 선호 사상, 여성이 성장하면서 겪는 차별과 사회적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본 연구는 주인공 안란(安然)의 선택과 고민 및 기타 인물들의 형상을 통해 여성이 처한 곤경의 양상들과 그 의미에 대해 논의했다.
먼저 영화의 배경이 되는 계획 생육 정책의 변화를 통해 국가 정책이 개인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를 바탕으로 영화는 안란과 고모의 갈등을 통해 개인의 성취를 중시하는 새로운 세대와 기성세대 사이의 가치관의 충돌을 표현했다. 또한 안란이 동생을 양육하는 것을 선택하는 의외의 결말은 여성이 가족주의를 벗어나는 것의 어려움을 보여주며, 여성의 본성을 돌봄으로 국한시키는 장면이라고 보았다. 이밖에 영화 외적인 요소인 원제목과 엔딩 크레딧에 삽입된 곡을 통해 이 영화가 남성이 여성의 시선을 점유하고, 여성의 목소리를 대신함으로써 주체적 여성 서사를 약화시키고 있음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