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에서는 역사제재 한시작품을 중심으로 『조양보 』의 「사조」란에 대해 분석한 것이다. 기존연구에서는 『조양보 』의 「사조」란에 대해 주목하지 못하였는데, 작품마다 일관되지 않은 주제와 난해한 시어들, 그리고 저자를 확인하기 어려운 고금의 작품들까지 고증이 어려운 다양한 한시들이 수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는 그동안 근대 신문 및 잡지에 실린 수많은 한시들에 대한 연구의 진척이 어려웠던 이유라고도 할 수 있다.
「사조」란에는 창간호부터 종간호까지 매호 한시 작품들을 게재하였는데, 근대 초기 한시의 역할을 조망할 수 있는 중요한 텍스트이다. 본 연구에서는 전체 68수의 한시 가운데 역사제재 한시 44수를 선별하여 논의하되, 작품과 함께 부기(附記)되어 있는 시평(詩評) 및 자서(自序) 등에 대해서도 검토하였다.
「사조」란은 단순히 문예란으로서 작품의 대중성이나 예술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닌, 독자로 하여금 자국의 현실을 지각하게 하고자 했던 기획란으로서의 성격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조양보』의 편집진들은 사적에 근거하여 계몽을 이끌 수 있는 작품을 소개하거나, 때론 시평이나 자서 등을 통해 창작의 주체가 되어 지식과 정보 및 편집진의 소회, 역사관 등을 전달하는 공간으로 활용했다고 볼 수 있다.
본 연구를 통해 『조양보』의 한시 작품들은 물론, 당시 근대 매체 속 「사조」란의 성격에 대한 다양한 논의의 가능성을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