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지광』의 국제관계 기사 내용을 전반기(1925~1928)와 후반기(1929 ~1932)로 나눠 국제관계 기사의 내용을 분석한 이 글은, 『조선지광』의 매체적 성격을 규명하는 데 일조하고, 1920년대 중반부터 1930년대 초반으로 이어지는 사회주의자의 국제정세 인식을 파악해본 결과물이다. 『조선지광』은 경영상의 문제와 필진의 변화 등으로 일관된 논지를 취하기 어려웠지만, 자본주의적 상품 판매 경쟁이 전쟁의 원인이라고 하면서 제국주의 열강의 대립이 평화를 해치는 근본문제라고 상정했다. 자본주의 국가의 반소 정책을 딛고 피압박대중의 투쟁을 지원하던 소련의 역할에 대해서 긍정하며, 세계 노농계급의 해방과 계급적 국제연대를 희망했다.
그러나 그러한 논조의 수위는 정세 변동의 영향을 받으며 조금씩 달라졌다. 중국의 혁명운동을 중심으로 본다면, 전반기에는 소련의 기여와 피압박대중의 투쟁을 중요하게 다루면서도 계급운동이 민족통일전선운동에서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부각시키려고 하였다. 대공황의 영향을 받은 후반기에는 『신계단』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필진이 등장하면서 소련과 중국의 중동철도 분쟁을 계기로 하여 세계를 자본주의 체제와 사회주의 체제의 대립으로 보는 진영적 이해가 확고해졌다. 이에 따라 투쟁으로써 소련을 수호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화되었으며 남경정부에 대한 철저한 투쟁이 노농계급의 임무로 강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