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동아시아 문헌 설화에서 보이는 「원숭이의 생간」 설화 속 등장동물의 변화와 모티브의 변용 양상을 구체적으로 고찰한 것이다.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인도의 『本生經』의 〈악어〉가 중국의 『六度集經』, 『生經』에서는 〈자라〉로 대체된 것은 〈악어〉는 중국인들에게 생소한 동물이었기 때문이고, 〈자라〉와 비슷한 〈거북이〉라고 번역되지 않은 것은 〈거북이〉가 다른 설화에도 아주 빈번하게 등장하는 동물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둘째, 『佛本行集經』에서는 『本生經』의 〈악어〉를 『六度集經』, 『生經』과 같이 〈자라〉가 아니라 〈규(虯)〉로 하고 있다. 이는 수중동물에 대한 사람들의 지식이 깊어짐과 동시에 용궁에 대한 관심과 신앙 등이 심화되었기 때문이라 판단된다. 해양적 이미지가 강해진 『佛本行集經』의 설화는 이후의 판타지성 강한 용궁세계를 그리는 구전설화 「원숭이의 생간」을 이끌어내는 밑바탕이 되었다는 점도 특기하고 싶다.
셋째, 일본의 『注好選』ㆍ『今昔物語集』ㆍ『沙石集』의 경우, 한역경전과 비교해서 주안점이 각각 미묘하게 변화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일본화되어 유포된 『불본행집경』 계통 자료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한편 한역경전의 〈자라〉가 〈거북이〉로 바뀐 것은 고대 일본인들에게 〈자라〉에 지식이나 인식이 〈거북이〉에 비해 압도적으로 미흡했기 때문이라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亀兎之説」에 대해서인데, 성립시기는 7세기가 아니라 후대의 중국 문학의 영향이나 용궁 사상의 침투로 인해 현재의 형태가 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원숭이〉가 아니라 〈토끼〉가 등장하는 것은 한반도에는 서식하지 않아 한국인에게 생소한 〈원숭이〉 대신 〈토끼〉를 대체동물로 삼았다고 이해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