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구술문화총서’에 수록된 현장조사 설화 중 ‘천마산 산신담’ · ‘영도할매 심술담’ · ‘바다 도깨비담’을 중심으로 그간 부산 민속문화 연구에서 배제되었던 산신제의 지역적 전승양상 , 지역 속신에 내재한 사회문화적 맥락, 바다 도깨비의 유형과 어로민속과의 관계성 등을 규명해보고자 했다.
‘천마산 산신담’은 천마산 일대, 나아가 부산 지역 산신제 전승과정을 엿볼 수 있는 설화라 할 수 있다. 이에 이 설화를 천마산 일대 마을에서 지역공동체의례로 행했던 산신제와 감천1동에서 마을공동체의례로 행했던 산신제와 연계해 살펴본 결과, 과거 천마산 일대 마을에서는 지역공동체의례로 산신제를 지낸 다음 각기 마을에서 마을공동체의례로 당산제를 지냈으나, 1960년대 이후 지역공동체의례로 행했던 산신제의 전승력이 약화되어 해체되면서 천마산 산신을 당산할배로 모시고 산신제를 지내기 시작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영도할매 심술담’은 영도 지역에서 형성, 전승되고 있는 ‘영도를 벗어나면 3년 안에 망한다.’는 지역 속신에 대한 이야기다. 이 속신은 과거 영도와 서구 간 이루어졌던 두 차례의 목마장 이전으로 야기되었던 두 지역 간 지역감정이 고착화된 결과로 시대의 변화에 따라 금기 대상지역이 서구에서 영도 외 지역으로 확대되어 지금에 이른 것이다.
부산 해안지역에 전승되고 있는 ‘바다 도깨비담’은 서남해안 지역 도깨비담과 달리 민간신앙적 요소가 약화되어 있는 반면 예기치 않은 위험[도깨비]을 직면했을 때 이에 대응할 수 있는 행동지침을 제시해 안전한 조업을 꾀하고자 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는 지역적 특징을 보이고 있다. 바다 도깨비는 유형에 따라 전승양상에 차이를 보이는데, 이는 어로문화의 변화과정에 따른 것으로 바다 도깨비담은 부산 해양민속의 특징과 더불어 어로문화의 시대적 변화양상을 살펴볼 수 있는 주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