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에서는 문자학적 관점에 벗어나 확장된 시야에서 《설문해자주》를 고찰한다. 《설문해자주》는 근대 문자학에서 차지하는 거대한 위상만큼이나 乾嘉 고증학의 학술ㆍ문화적 성격을 밝히는 데에도 매우 중요한 텍스트이다. 다시 말해, 문자학의 범주를 벗어나 문헌학적ㆍ문화적 문제의식을 통해 《설문해자주》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 연구에서는 《설문해자주》라는 문헌의 成書 과정의 재구성을 통해 근대적 분과학적 틀로 포착할 수 없는 건가 고증학의 다채로운 면모를 확인한다. 특히 단옥재의 학문적 여정을 배경으로 북경도서관 소장본 《설문해자독》과 “長編 540권” 사이의 관계를 추적하여 《설문해자주》가 건가 학술의 집체 작업의 성과라는 점을 검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