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송나라 승려 仲殊의 문학작품에 대한 분석을 통해 愛慾과 佛性을 오간 그의 삶을 고찰하였다. 중수는 본명이 張揮로, 젊은 시절에 아내가 꾀한 독살 기도 사건의 피해를 입은 후 심신의 고통으로 괴로워하다 불가에 귀의해 승려가 되었다. 한편 詩詞 창작도 꾸준히 지속하여 오늘날 시 14수, 사 70수가 전한다. 중수의 시사를 살펴보면 중수는 본디 타고나기를 도회 풍류재자의 성향이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불제자의 길에 들어선 후 중수는 본격적으로 불교 경전과 교리를 익히고 수행에 임했는데, 이러한 불성의 추구는 과거 독살피습의 트라우마를 이겨내기 위한 구원책의 의미였던 듯하다. 하지만 중수는 승려 생활을 하면서도 때로는 여전히 속세의 삶을 그리워했고, 때로는 밀려오는 애욕에 시달렸다. 俗人의 성정과 애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자신을 보며 그는 끝내 구원받을 수 없다는 절망에 빠져들었고, 결국 승방에서 목을 매달아 스스로 생을 끝냈다. 지난날 죽음을 넘나드는 고통은 견디었을지언정 새로이 마주한 절망 앞에선 더이상 버티지 못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