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일본의 규슈 지역 국권주의 집단인 자명회(紫溟會) 계열 정치 세력이 청일전쟁 전후시기 전개했던 조선 ‘진출’ 논리를 다루고 있다. 자명회 계열 정치 세력은 청일전쟁 이후 재조일본인 사회 형성에 큰 역할을 하였으며, 재조일본인 사회의 여론 형성에 큰 역할을 하였다. 따라서 청일전쟁 전후 이들의 조선 ‘진출’ 논리는 초창기 재조일본인 사회의 조선 인식 단면을 확인할 수 있는 매개가 될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먼저 자명회의 결성과 이들이 견지했던 사상, 특히 조선과 관련한 입장에 대해 살펴보았다. 자명회는 1877년 일본의 세이난 전쟁 이후 구마모토의 재건을 표방하여 지역내 전통적 유력자를 중심으로 결성되었다. 이들은 지역내 전통질서를 유지하는 한편 서구적 개혁을 추구했던 번벌정부에 맞서고자 ‘국권 확장’의 논리를 내세웠으며, 이들의 조선 ‘진출’ 논리 역시 이러한 맥락 속에서 등장한 것이라 할 수 있었다.
이어 본 논문에서는 일본인의 도항이 급격하게 증가했던 청일전쟁 전후 시기 자명회 계열 정치 세력인 구마모토 국권당(熊本國權黨)의 조선 ‘진출’의 논리를 다루었다. 이를 위해 본 논문에서는 구마모토 국권당이 일본에서 발간한 신문인 『규슈일일신문(九州日日新聞)』과 조선 서울에서 발행한 신문인 『한성신보(漢城新報)』의 관련 기사를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본 논문은 자명회 계열 정치 세력이 재조일본인 사회를 형성하면서 자신들의 전통적 사조를 기반으로 하여 일본 정부 및 조선 사회와는 다른 재조일본인만의 여론을 형성하고자 했음을 논증하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