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시선 방향과 시각적 표적이 나타나는 위치가 일치할 때 표적에 대한 탐지가 빠르고, 정확해지는 것을 시선 단서 효과(gaze cueing effect)라 한다. 시선 단서는 얼굴의 방향(orientation)에 의해 영향 받을 수 있는데, 얼굴이 똑바로(upright) 제시될 때는 강력한 시선 단서 효과가 나타나지만 얼굴이 180° 회전되어 거꾸로(inverted) 제시될 때는 일부 연구에서만 유의한 시선 단서 효과가 보고되었다(예, Tipples, 2005). 본 연구는 얼굴의 위아래가 거꾸로 제시될 때 시선이 주의를 유도하는 단서로 작동할 수 있는지 재확인하고, 얼굴의 방향 뿐 아니라 배경의 방향, 시선 단서와 표적 간의 시간 간격(SOA) 등 시선 단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인들을 체계적으로 조작하여 시선 단서의 효과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실험 결과, 선행 연구와 달리 거꾸로 된 얼굴에서도 유의한 시선 단서 효과가 관찰되었으며, 이러한 결과는 배경이 없거나(실험 1), 배경이 있을 때(실험 2와 3) 모두 일관되게 관찰되었으며, 얼굴과 배경의 방향 간 상호작용은 유의하지 않았다. 또한 SOA가 짧을 때(150 ms) 모든 얼굴과 배경 방향 조건에서 유의한 시선 단서 효과가 관찰되었으나, SOA가 길 때는(1000 ms) 시선 단서 효과가 유의하지 않았다. 본 연구는 거꾸로 된 얼굴에서도 비교적 짧은 SOA 조건의 경우(150 ms) 유의한 시선 단서 효과가 일관적으로 관찰됨을 보여줌으로써 과거 거꾸로 된 얼굴에서 유의한 시선 단서 효과를 얻지 못했던 일부 연구 결과의 신뢰도와 반복 관찰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함은 물론, 얼굴과 배경의 다양한 방향에서도 시선이 향하는 방향으로 주의가 유도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추가적 증거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