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명대 소설 《西遊記》 이전에 전승된 서사연행 양식의 西遊 敍事의 텍스트들을 검토하여, 〈太宗〉은 연행 경력이나 연행 가능성에 대한 뚜렷한 증거가 부족하고, 《詩話》는 당대 變文의 특징을 이어받은 요소들이 일부 있지만 기본적으로 상업적 판매를 위해 인쇄된 서적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보았으며, 《諺解》와 《大典》에 수록된 平話 자료 역시 《西遊記》라는 이름의 독서용 서적이라는 성격이 뚜렷했음을 확인하였다. 이어 〈佛門西遊〉, 〈佛門取經〉, ‘五部六冊’, 〈眞空寶卷〉 등의 원명대 寶卷 텍스트들은 불교 및 민간종교 집회에서 종교적 활동의 일환으로 연행되었고, 특히 이들 중의 西遊 敍事 대목은 대부분 특정한 祈福禳災를 위한 종교적 儀式의 서두에 배치되어 해당 儀式이 신성성과 권위를 갖는 것임을 각인시키는 기능을 한다는 점, 그리고 平話 이후 雜劇과 小說로 이어지는 ‘세속적 전승 경로’와는 다른 ‘신성한 전승 경로’가 寶卷을 중심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는 점도 확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