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는 항쟁에 참여하거나 목격했던 사람들의 일기와 구술 자료 등에서 드러나는 느낌과 감정을 통해 5·18을 다르게 이해하고 항쟁과정 속 느낌과 감정들이 삶과 세계관의 변화, 집합행동과 어떻게 관련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문학 분야를 제외하면 5·18연구에서 감정 및 느낌을 주제로 한 작업들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여전히 5·18에 대한 진상규명이 진행 중이고 공적인 차원의 진실 규명에서 통상 사적인 것으로 간주되는 감정과 느낌들은 충분히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시민들의 항쟁 참여의 동기 중에서 감정들과 느낌들은 당대의 통념과 상식, 정서적 습속과 정상적 사회의식과 무관하지 않다. 사람들의 사고를 틀짓고 행동을 구속하는 개발독재 시대의 가치관과 습속이 항쟁이라는 비일상적 현실 속에서 비틀리고 분리된 것으로 이해될 수도 있었던 공포, 부끄러움, 분노와 겹쳐지면서 집합적 정동이 등장했다. 이 연구는 항쟁과 관련된 느낌과 감정들의 복합으로서 정동이 5·18의 중요한 유산임을 밝히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