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說文解字》의 문자 해설 형식 가운데 경전을 인용한 방식은 표제자의 용례를 제시한 것으로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書》를 인용한 173개의 글자를 살펴보면, 許愼이 인용한 문장은 많은 경우 현전하는 판본과 다르며, 차이가 없는 경우에도 글자의 의미에 대한 풀이가 다른 주석가들과 달랐다. 또 異體字와 假借 현상 및 글자의 讀音을 설명하기 위해 《서》를 인용하거나, 글자가 가리키는 사물을 설명하기 위해 인용한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설문해자》의 경전 인용은 용례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한정해서는 안되며, 오히려 今古文經의 차이로 인해 논쟁이 발생한 글자나 문장에 대해 허신이 자신의 학문적 입장을 밝히려는 의도로 인용하였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