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하와이 도심지역 내 문화 행사가 활발히 전개되던 1920년대 초반부터 미국의 제2차 세계대전 개입 이전까지 하와이 한인 2세들이 참여한 연극 공연 활동을 고찰하였다. 그 결과 한인 2세들이 1세들의 지도하에 혹은 독자적으로 공연 활동을 통해 한반도 상황을 인식하고, 한국 역사와 문화를 배우며, 이를 하와이 지역 사회에 알리는 데에 일조하였음을 확인하였다.
1920년대 초 한인 2세들이 포함되어 일제 강점 폐해를 보여주는 연극이 무대에 올려졌다. 이는 1910년대 초반 종종 한인 학교에서 무대화된 연극을 재연한 것으로 독립운동 열기가 달아오른 3·1운동 직후 한인 1세들이 2세들을 포함한 조국 독립운동을 전개하였음을 예증한다. 1920년대 후반부터 한인 2세들로 구성된 한인 문화 단체가 결성되었고 이들은 전쟁발발 직전까지 다채로운 다문화 행사에 참여하며 한반도 역사, 설화, 풍습, 실태 등을 반영하는 영어 각색 공연물을 다인종·다민족 지역민에게 소개하였다. 1930년대 이후부터 한인 2세들은 한인 1세들의 도움과 당시 하와이 내 다문화 환경을 활용하여 자신들이 직접 극 작품을 각색하거나 기획하기도 하는 등 적극적인 양상을 보였다.
하와이 한인 2세들은 다문화 환경을 활용하여 무대 위에서 다양한 문화적 매체를 통해 민족 정체성 표출 욕망을 실현해 나갔다. 본 연구 결과는 1920~30년대 미주 한인 2세들이 미국 주류사회 문화 동화에 주력하면서 한반도 상황에 관한 관심이 줄어들었다고 보는 기존 담론과 어느 정도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주류 문화에 익숙해지는 편향적 모습의 아시아계 2세로서의 미국화 결과물이 아니었다. 하와이 한인 2세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연극 공연은 독자적 문화를 지닌 한민족으로서의 존재를 비한국인들에게 알리고자 한 노력의 결실이었다. 한인 1세들은 2세들을 조국독립의 일꾼이자 한민족 문화 알리미로 인식하고 있었고 2세들도 이러한 기대에 부합하며 민족, 지역 정체성을 확인하는 다양한 공연 활동에 지속적으로 참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