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예술연구회는 1934년 4월 헨릭 입센 작 〈인형의 가〉를 제6회 정기 공연으로 경성 공회당 무대에 올렸다. 이 작품은 홍해성이 연출을 맡았고, 근대극의 교과서로 불린 서구의 정전을 공연한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극예술연구회 공연 작품 〈인형의 가〉는 지금까지 입센의 영향력과 공연사적 흐름을 고찰하는 연구에서 주로 고찰되고 있을 따름이다. 극예술연구회가 〈인형의 가〉를 선택한 이유나 입센주의의 흐름 속에서 〈인형의 가〉가 차지하는 비중에 대한 논의가 중심을 이루어왔다고 보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정작 〈인형의 가〉의 무대 형상화의 실체나 무대디자인 등에 대한 접근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 연구는 〈인형의 가〉의 공연 상황과 무대 정황을 세부적으로 살피는 데에 그 목적을 두었다. 지금까지 자료 부족으로 인해 극예술연구회 제작 〈인형의 가〉가 논의되지 못하고 입센의 번역 희곡 〈인형의 가〉에 대해서 주로 논의되어야 했다. 그러니 이 연구는 이러한 논의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시도를 통해 1934년 극예술연구회의 최대 도전작 중 하나였던 〈인형의 가〉의 실체와 특징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