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한 사회가 자본주의 산업사회로 변모할 때 농업 이행이 산업화 경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관점에 따라, 베트남의 농촌개혁이 산업화의 초기 조건 형성에 미친 영향을 규명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1988년부터 1995년까지 베트남의 농업 생산성, 토지분배 정책, 가격정책을 분석해 베트남의 개혁 조치가 농가의 소득을 증가시키고 농촌에서의 자본축적 가능성을 높였는가를 탐색하였다. 첫째, 베트남에서 농촌개혁은 생산량을 증가시킨 것은 분명하지만 그 정도가 비약적이지는 않았다. 또한 국가 전체의 농업 생산량 증가에 비해 농가의 생산능력은 증가하지 않았다. 둘째, 가구 단위로 현저하게 균등한 방식으로 이루어진 토지분배는 가족농의 생산능력을 제한하고 농촌에서의 불완전고용률을 높였다. 셋째, 가격정책은 농가의 교역조건을 개선하지 못했고 그 결과 개혁 초기 베트남의 농민은 농업을 통한 비약적인 소득 증가를 도모할 수 없었다. 결론적으로 베트남 초기 농촌개혁은 농가의 경제 상황 향상을 제한하는 조건을 형성해 농민 경제의 성격을 변화시킬 정도의 농가소득 증대 요인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베트남의 초기 농촌개혁은 농촌에서의 자본축적을 성취하지는 못했지만, 농촌에 토지사용권을 보유한 노동력을 형성했으며 이는 향후 베트남 산업화의 양상을 규정짓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