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민서는 수령이 군현을 어떻게 운영하고 다스릴 것인가를 다룬 서적이다. 따라서 각각의 목민서는 수령의 정치란 무엇인지, 그리고 수령이 어떤 방식으로 사회에 효과적으로 영향력을 미칠 것인지 고민하였고 이를 구체적인 군현 현장에서 실현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측면에서 목민서는 수령의 참고서만이 아니라 정치적 사유의 영역을 담았고 수령의 정치론을 함유하였다.
조선후기 목민서 중 대표적 유형인 『선각』 계열의 목민서는 조선후기 이본이 많은 목민서로 이를 통해 그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다. 『선각』에서는 조선 전기 특히 15세기에 조정과 관료·지식인들이 활용하였던 『목민심감』을 재발견하여 전체 틀을 차용하였고 이원익의 편지와 『목민고』를 활용하여 작성하였다. 그리고 저자와 편자의 생각을 덧붙여 『선각』을 완성하였다.
『선각』은 능리와 요예행위를 비판하며 법과 규정을 지켜 수령이 다스리기를 권장하였다. 이는 일정부분 국가 혹은 상사에서 규정하는 역할을 수행하되, 그 이상의 적극적 역할을 하지 말고 소극적이고 보신적 태도를 권장하기도 하였다.
또한 『선각』은 수령이 새로운 방법을 만들어 시행하는 일을 경솔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국정에 관계되거나 혹은 민의 폐단과 직접적으로 관련되더라도 감사와 먼저 상의한 뒤, 허락을 얻은 다음에야 비로소 시행하라고 권하였다. 이뿐 아니라 신법을 만들어 변화를 추동하는 것보다 일의 시작을 신중하게 하여 장기적 안목을 가지길 기대하였다. 이에 전례를 존중하고 수령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지양하였다. 또한 수령 행사의 속도와 방향도 강제와 급진적 진행을 지양하였다.
『선각』은 법과 전례, 혹은 지역 사정을 상황에 맞게 고려하면서 수령정치를 모색하였고, 『목민고』 방식의 수령정치론을 극복하고자 하였다. 이는 점진적 변화 및 안정에 초점을 맞춘 방식이었다. 이러한 수령정치론에 기반하여 『선각』에서는 수령이 통치를 하거나 결정을 함에 있어 지역 사정을 고려하고 향촌 사회와의 협조를 토대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