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한국에 선교하였던 미국 선교사들과 그들의 자녀들이 이른바 태평양전쟁 기간에 누가 어떤 식으로 대일전에 협력 또는 참여했는지를 정리해 보았다. 선교사들과 선교사 자녀들은 근본적으로 한국에 대한 애정을 품고 있었고, 한국의 문화와 상황을 가장 잘 아는 고급인력이었으므로, 대일전을 수행하던 미국 정부로서도 이 분야에 투입할 가장 좋은 인력자원이었다. 그리고 이들은 일제가 오랫동안 한국을 가혹하게 식민지로 지배해온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이들이 식민지배를 계속하는 한 한국에서 다시 선교 활동을 하기 어려웠으므로 대일전 협력과 참여에 적극적이었다. 더욱이 어학과 전공을 살려서 군·관·민 정보기관에 발탁되거나 지원해서 활동하던 사람도 많았다. 또한 선교사들은 대부분 목사들이었기 때문에 군목으로 발탁되거나 지원한 경우도 많다. 선교사나 선교사 자녀들 가운데는 의학을 전공한 의사나 간호사도 많았기 때문에 군의나 간호사로 대일전에 참여한 사람도 많다. 그 나머지는 육해공군이나 해병대 장교나 사병으로 근무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들 가운데는 해방 후 한국에 다시 내한하여 미군정이나 선교활동에 참여한 인물들도 상당수에 이른다. 따라서 이들은 모두가 한국 근현대사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