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지역에서 만들어진 불상들에 대해서는 명문이나 도상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분석되고 있다. 필자 역시 신라에 의하여 추진된 백제유민에 대한 지배정책과 관련해서, 또한 여러 불상들을만든 백제유민의 성격에 대해서 언급한 바가 있다.
이 글에서는 이전에 간단히 다루었던 연기지역 백제유민의 불교신앙과 관련된 내용을 중심으로 새롭게 검토해보고자 한다. 현재 불교신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 내용들을 보다 자세히 유기적으로 다루어볼 필요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아미타신앙만이 아니라 미륵신앙이나 석가불신앙 등 다른 불교신앙의 모습에 대해서도 새로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에서이다.
이를 통해서 백제 의자왕대 정치적으로 전성기를 구가하다가 멸망한 백제의 불교 수준이 얼마나 높았던가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이러한 백제 불교가 신라불교와 어떻게 연결되었는가에 대한 사상사적 관심을 더욱 본격적으로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한편 백제유민이 전해주는 여러 불교신앙은 신라에 복속된 백제유민을 둘러싸고 매우 복잡한상황이 전개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따라서 이러안 불상조성이 전해주는 내용들을 통해서신라 사회에서 자신의 삶을 새롭게 살아간 백제유민의 고뇌를 함께 읽어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