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말릉춘》에 등장하는 여러 완물 중 옥잔에 대한 주인공의 감상 초점과 태도 변화를 살펴보고 그 의미를 고찰하고자 했다. 주인공 서적의 옥잔은 美玉으로 만들어진 진귀한 골동품이자 구왕조의 황제가 사용했던 구왕조의 유물이다. 때문에 감상자의 감상 초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리 평가되고 감상자에게 다른 감흥을 불러일으켰다. 처음에 서적의 옥잔 감상은 그것이 구왕조의 유산이라는 것에 맞춰져 있었다. 그는 옥잔으로 상징되는 구왕조의 유산을 지키기 위해 출사를 포기한 문인으로서의 무력함을 견디며 남경에서 유민의 삶을 살았다. 옥잔과 아버지의 친필 서첩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을 때, 서적은 옥잔을 진귀한 골동품으로만 인식했다. 이에 서생의 소장품으로 더욱 적합한 서첩을 얻기 위해 옥잔을 정리했다. 이처럼 오위업은 《말릉춘》에서 구왕조를 상징하는 옥잔에 대한 서적의 감상 초점과 태도 변화를 통해 유민이 유민생활을 정리하게 되는 일련의 과정을 보여줬다. 이는 신ㆍ구 왕조의 갈림길에서 유민생활을 정리하기로 결심한 오위업이 그러한 결정을 내리기까지 겪었던 내적 갈등과 심리 변화 과정을 서적에 기탁해 표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