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17세기 중반~18세기 초 평안도 영변(寧邊) 지역에서 활동한 문인 치암(痴巖) 김현중(金鉉中)의 생애와 그가 남긴 시가 작품을 살펴보았다. 김현중과 그의 시가문학은 평안도 지역 향촌사족의 사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지역 문학 연구의 외연을 확장시키고 조선 후기 시가사를 보완하는 데 그 의의가 있다.
김현중은 평안도 영변 지역 유자로서 과거를 통한 입신출세에 뜻을 지녔으나 이루지 못하고, 자신의 세거지에 머물면서 ‘일향지선사(一鄕之善士)’로서의 삶을 보냈다. 이로 인해 지역 안에서 문학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관찬 지리지인 『영변지(寧邊志)』의 ‘사(士)’ 항목 첫머리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가 하면 ‘문예(文藝)’ 항목에도 그의 시문이 여러 편 수록되어 있을 정도로 지역 문인으로서의 위상이 특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