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1920년대 일본지역 조선인 사회주의자들이 전개한 정치운동의 양상과 그 특징을 밝혀보려 한 것이다. 문제의 해명을 위해 ‘무산정당 의회 진출 운동’에 참여하고 이탈하는 과정에 주목했다. 이 운동은 1923년 초 북성회 회원들이 일본공산당의 방침에 동조한 이래, 일월회와 조선공산당 일본부 소속 사회주의자들의 손을 거쳐 만6년간 이어졌다. 이들은 당대 최대규모의 노동단체인 재일본조선노동총동맹을 운동에 활용하고자 했다. 이 과정에서 산하 지방 노조 간부들과 회원들의 대대적인 정치운동 참여가 이뤄졌다. 필자는 이를 일본지역 운동의 특징으로 규정했다. 노총을 매개로 한 중앙의 사회주의자들과 지방 노조의 강고한 결속은 여러 제약 아래 놓여있었던 식민지 조선에선 보기 힘든 것이었다. 이로 말미암아 일본지역 사회주의자들의 정치운동은 1926년부터 1929년까지 최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리고 사회주의자들이 이 방침을 포기했을 때, 결속은 와해되고 특징 또한 변질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