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노동’의 관점에서 출발하여 사례관리사를 ‘사례관리노동자’로 정의하고, 이들이 수행하는 감정노동의 성격을 분석한다. 그리고 과도한 감정노동이 발생하는 원인구조로서의 노동환경을 조직 내 위계 및 고용형태, 임금 및 복지 수준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사례관리 노동자의 전반적인 노동과정과 노동환경 현황을 조사하기 위해 대전광역시 사례관리노동자 248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그리고 설문 조사 내용을 보완하고, 보다 구체적인 내용 분석을 위해 FGI와 심층면접을 진행했다. 분석 결과 사례관리노동자의 열악한 노동과정과 노동환경은 이들의 감정노동을 심화시켰으며, 나아가 감정노동을 재생산하는 구조로 작용하고 있었다. 과도한 업무량과 실적부담, 사례관리대상자의 폭언과 욕설, 성희롱, 상급자와의 갈등 등 노동과정 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는 사례관리노동자의 감정노동을 심화시켰다. 그리고 경직된 조직문화, 공무원과 공무직 간의 위계적 질서, 공공부문 노동자로서 희생을 강요하는 사회적 관습, 고용지위에 따른 임금 차별 등과 같은 열악한 노동환경은 이들의 감정노동을 재생산하고 있었다. 이러한 강도 높은 감정노동 결과, 대부분 사례관리노동자는 높은 수준의 감정 부조화와 손상을 경험했고, 이는 개인의 감정 문제를 넘어 가족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이 같은 감정노동의 피해에도 불구하고, 기관 내 공적인 감정노동 보호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대부분 사례관리노동자는 공적인 지원제도가 아닌, 사적인 연결망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 이처럼 조직이나 기관의 위계 구조로 인해 발생하는 정신적 피로감과 열악한 노동환경으로부터 발생하는 신체적 피로감은 노동자들의 정서적 소진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었다. 결국,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일터의 근본적인 구조개선을 통해 전반적인 노동환경을 향상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