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분황사 발굴조사결과에서 8세기 중반 중건가람의 건축에 관한 유의미한 정보를 검토하여 분황사 고유의 건축적 특징을 밝혀내고자 한 것이다. 연구내용은 분황사 공간구성과 배치관계, 8세기 중반에 조성된 중건가람의 주요 건물의 기본 형식에 대한 분석을 위주로 하였다.
분황사의 대지는 서북에서 동남방향으로 진행하는 축대를 기준으로 상․하층부로 나뉘며 상층부에 금당을 중심으로 한 중심사역이 위치한다. 원지와 강당이 포함된 하층부는 북천 유역의 영향으로 모든 건물의 좌향이 서남방향으로 틀어져 있어 효율적으로 공간을 활용하고자 한 의도가 엿보인다. 분황사는 중심사역 외에 동쪽 원지 영역과 중문 남쪽 공간, 건물지가 중첩된 서쪽과 동북쪽 등 다양한 공간이 구성되어 있어 복합적인 성격을 담고 있다.
중건가람의 금당은 측면 6칸 규모의 신라 대형 불전의 하나로 분류할 수 있고, 외진이 2겹인 내외진 평면형으로 복원할 수 있다. 평면 도리칸에서 모서리칸 방향으로 간격을 좁혀나가 보다 안정된 구조를 달성하고 있고 단층기단 위에서 본전에 부계를 결합시킨 방식이다. 이것은 하층기단에 차양칸을 둔 황룡사 금당의 구조보다 발전된 형태로 볼 수 있다. 강당은 측면 3칸의 대형 건물지로 맞배지붕 건축의 측면 보강 흔적이 없어서 측면에 창호를 설치했을 가능성이 있다. 분황사 외곽 영역에 측면 3칸의 대형 건물지가 총 4개소 확인되어 강당·식당 등 사원 경영과 관련한 집회시설이 많이 필요했던 것 같다. 중문과 남회랑의 구성은 복랑이면서 장랑으로 중건가람의 전면에 건축되었다는 측면에서 황룡사의 건축형식과 일치한다. 8세기 중반 분황사 중건가람의 주요 건축은 황룡사보다 소규모이나 황룡사에 견줄 만큼 매우 격식 높은 건축으로 계획되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