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유희의 『物名考』에 수록된 한글대응어의 가치를 국어사적 가치, 생태사적 가치, 민속사적 가치로 나누어 살펴본 것이다. 국어사적 가치에서는 『物名考』의 이본들이 물명의 공시적 차이를 보여주는 자료이며, 동일 부류의 물명에 있어 수록 어휘가 가장 방대하고 촘촘하게 수록되어 있다는 점을 언급하였다. 생태사적 가치에서는 『物名考』 수록 한글대응어 중 야생식물이나 어류명, 곤충명의 구체적인 예를 통해 생태사의 관점에서 접근해 보아야 할 동식물명을 살펴보았다. 민속사적 가치에서는 어업, 양잠, 매사냥, 대장, 불, 물을 끌어올리는 도구 등 당시 조선의 민속을 살펴볼 수 있는 부류의 어휘가 『物名考』에 수록되어 있음을 지적하고 민속사의 관점에서 접근해 보아야 할 한글대응어를 살펴보았다. 이와 같은 한글대응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유희가 『物名考』를 저술하면서 우리 물명을 고증하여 한글로 표기하였고, 그 결과 동일 부류에서의 한글대응어의 규모가 단연 독보적일 뿐 아니라 독자적인 한글대응어가 수록될 수 있었다. 『物名考』에서 유희의 고증이 빛난 것은 한자물명보다 한글대응어로 제시한 우리의 물명에 있었다고 할 수 있으며, 그 결과는 한글을 통해 조선의 지식과 문화를 전승하는 데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