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의촬요(御醫撮要)』은 1226년(고종 13)에 최종준(崔宗峻)이 왕실에서 비전(祕傳)되어 왔던 어의들의 처방 중 다방(茶房)에서 전해오던 방문을 2권으로 간행한 고려시대 의서이다. 이 책은 유실되어 전해지지 않으나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과 『의방유취(醫方類聚)』 등에 인용되어 일부 내용을 알 수 있다.
『어의촬요』의 인쇄 배포를 통해, 종래 어의로 대표되는 왕실이 독점한 의료지식이 좀 더 널리 퍼지게 되었다. 하지만 의학 지식의 증가와는 별개로 약물을 구하는 것이 더욱 큰 문제였다. 왕으로부터 약을 받은 유공권의 사례나 용뇌를 권력자에게 받은 이규보의 사례는 약물의 확보 여부가 권력임을 보여준다.
이러한 흐름은 단오의 옥추단(玉樞丹)이나 납일(臘日)의 전약(煎藥)과 같이 의례화된 세시 풍속을 통해 권력 과시를 보여주는 형태로 유지되었다. 그러나 이런 의학적 혜택에서 배제되었던 일반 민중들은 향약이라는 대체재를 마련하면서 의료생활을 발전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