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에 타마미술대학(多摩美術大学) 재학생인 호리 코사이(堀浩哉, 1947-)와 히코사카 나오요시(彦坂尚嘉, 1946-)의 주도로 결성된 미공투 REVOLUTION 위원회(美共闘REVOLUTION委員会)는 작업을 통한 미술 표현에 내재된 미술의 근원적인 제도성을 비판하였다. 미공투 위원회의 작가들은 60년대 말 ‘제작의 상실’ 이라는 모더니즘 미술의 위기 앞에서 그들의 선행 세대인 일본개념파(日本概念 派)와 모노하(もの派)가 제작을 회피하고 관념주의 미술을 지향한 것을 비판하며 개인의 자율적인 표현 행위로 여겨졌던 ‘제작’을 집단이 주체가 되어 일상적인 삶의 공간에서 행하는 사회적인 노동, 즉 ‘실천’으로 변환하였다. 미공투 위원회에 대한 기존 미술사학계의 논의는 1970년대 후반 회화 매체를 이용한 작업에 초점을 맞추고 진행되었으며, 1970년대 중반의 영상 작업은 “표현 이전, 예술 이전”의 과도기적인 중간 단계로 파악되었다. 본 논문은 미공투 위원회의 영상 작업을 중점적으로 논의함으로써 기존 해석과는 반대로 당시 그들의 작업이 일상적인 삶의 장소에서 이미 구체적인 예술 표현의 형태로 나타났다고 주장한 글이다. 또한 영상이라는 매체가 “지금, 여기”라는 구체적인 시·공간의 토대 위에 미술을 위치시키고자 했던 미공투 위원회 작가들의 작업에 이론적이고 실천적인 토대를 마련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했음을 본 논문은 학술적으로 조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