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의 목적은 조림대부제도가 일본 자본의 조선 진출에 미친 영향과 일본 자본의 임업투자 실태를 동양척식주식회사(이하 동척)의 사례를 통해 구명하는 데 있다. 총독부는 기술력과 자본력을 보유한 일본 자본을 산림녹화의 주체로 설정하고 조림대부제도를 통해 이들에게 불요존 국유림을 집중적으로 대부했다. 동양척식주식회사(이하 동척)의 경우 대자본에 유리한 제도설계, 저렴한 대부료, 산림 이용 관습에 대한 총독부의 엄격한 기준 적용 등의 제도적 특징을 이용하여 임야 소유를 확대해 나갔다. 동척의 조림사업은 조림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천연조림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또한 지역민에 대한 강력한 통제, 노임의 현물 지급 등의 방법을 통해 조림대부지 관리비용을 절약하고 이익을 극대화했다. 동척은 첨단 임업 기술과 대규모 자본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대규모 자금이 장기간 고정되는 용재림에 대한 투자는 기피했다. 대신 자금회수가 빠른 신탄림을 중심으로 임업경영을 전개했다. 이처럼 동척은 극단적으로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춘 임업경영을 추구해 나갔다. 조림대부제도를 통한 소유권 양도가 일본 자본의 적극적인 투자를 유인하여 조선 산림을 녹화할 것이라는 총독부의 계획과는 달리 동척은 제도적 한계를 이용하여 투자를 회피하고 산림소유권 획득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