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사회에서 출현한 종교운동 중 다수는 경전으로의 회귀를 기본 이념으로 설정했다. 종교운동의 지지자들은 불만족스러운 현실을 변혁할 방안으로 쿠란(Quran)과 하디스(Hadith)에 담겨 있는 진정한 교리의 재확립을 주장했고, 이를 통해 이상 사회를 구현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복고적 성향을 취함으로써 대다수 종교운동에서는 서구와 서구에서 유입한 변화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나타났다. 이와 다른 관점을 개혁주의(reformism)에서 찾을 수 있다. 개혁주의는 이슬람의 근본으로 돌아감으로써 근대적 변화를 좇아가고 후진적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구에서 유입한 변화에 대한 호의적인 태도, 그리고 근대적 변화에 기반하여 이슬람 사회의 진보를 추구한다는 이유로 인해 개혁주의는 근대주의(modernism)라고도 불렸다. 이 글의 목적은 이슬람 개혁주의가 내포한 근대주의적 성격을 인도네시아 이슬람 단체 무함마디야(Muhammadiyah)를 대상으로 검토하는 것이다. 중동에서 유입한 개혁주의에 기반하여 20세기 초반에 설립된 무함마디야는 근대주의적 시각을 지지하면서 현재까지도 대중적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단체 설립 초기 무함마디야 활동가들이 근대적 변화를 어떻게 이해했고, 이슬람과 근대적 변화를 어떻게 조화시키고자 했으며, 어떤 교리를 통해 서구 문물의 수용을 정당화했는지를 분석함으로써 개혁주의가 내포한 근대주의적 성격이 무엇이며, 그것이 현실에서 어떻게 전개될 수 있는가를 밝혀볼 것이다. 이 글에서는 진보, 이성, 그리고 비종교적 영역에서의 실천에 대한 통합적 시각이 이슬람과 근대적 변화의 양립가능성(compatibility)을 뒷받침하는 핵심 이념이었음이 주장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