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동남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서 동남아 사람들이 한국을 좋아하고 신뢰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그리고 동남아 사람들은 한국을 별로 신뢰하지 않으면서 대중적인 인기는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동상이몽 같은 상황은 한국인과 동남아인 간의 상호 이해 부족과 오해 그리고 편견이 낳은 결과로 볼 수 있다. 이는 동남아를 미래 동반자로 상정하는 ‘신남방정책’이 바로 잡아야 할 최우선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본 연구는 한국인의 동남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로막고 동남아 연구의 제도적 확장에 장애가 되는 동남아라는 용어에 담긴 편견을 바로잡으려는 방안으로써 아세안 연구의 가능성을 탐색해 보았다. 학술적 차원에서 아세안은 주로 지역 기구로서 제도적 연구에 국한되어 왔다. 그러나 아세안 10개국을 포괄하는 지리적 경계와 2015년 아세안공동체 출범 이후 단순히 지역 기구를 넘어 동남아 지역 정체성의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연구의 대상으로 접근할 수 있다. 현실적 측면에서 한국인은 ‘아세안’이란 용어를 ‘동남아’란 용어보다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각종 데이터 분석을 통해 알 수 있다. 이는 언어가 인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논리에 근거하여 ‘동남아’라는 용어에 내재한 편견을 해소하고 상대를 올바로 이해하는 방안으로써 ‘아세안’이 가지는 가능성을 말해 준다. 또한, 한국 동남아 학계가 지속해서 주장하는 대학의 동남아 관련 학과 설립과 같은 교육과 연구의 기반 확대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