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전방위평화외교’라는 후쿠다 다케오의 국제정치관이 1970년대 대한국외교에 미친 영향에 대한 연구이다. 후쿠다의 외상 재임기의 ‘한국 조항’에 대한 수정 시도, 총리 재임기의 주한미군철수정책에 대한 대응이라는 두 가지 사례를 분석 대상으로 친한파로 인식되고 있는 후쿠다의 한국 외교에 대한 구상과 그 변화 양상을 검토하였다.
냉전 변용기에 일본 외교를 이끈 후쿠다는 ‘다면적 외교’를 표명한 외상 재임기의 경험을 살려 수상 재임기에 ‘전방위평화외교’라는 국제정치관을 완성하였다. 이는 일본 외교의 중추인 미국과의 신뢰관계를 강화하면서 세계 모든 지역의 국가들에 적극적으로 작용하여 협조관계를 수립·발전시켜 일본외교의 기반확대를 모색한 것이었다. 이러한 후쿠다의 국제정치관은 미국의 대중·대소·대아시아 정책의 변화와 보조를 맞추어 미국과의 관계가 일본외교정책에 있어서 불변의 축이라는 것을 전제로 하였다. 미일관계를 제외한 다른 모든 방위와 축의 우선순위는 가변적인 것으로 국제정치환경의 변화와 함께 변동 가능한 상대적인 것이다. 후쿠다는 기존 우호관계의 국가들과의 관계도 고려하면서 외교 정책의 균형을 잡기도 하였다.
1970년대 후쿠다의 한국 정책에 대한 구상은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의 전환과 함께하였다. 후쿠다는 총리 재임 중 ‘전방위평화외교’라는 국제정치관을 완성하고 이에 기반하여 미국의 정책과 보조를 맞추면서 한국과의 협조적인 외교를 유지, 더 나아가서는 확대하려고 노력하였다. 후쿠다는 미국의 정책 변화가 한국의 외교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경우 이에 대해 한국 측에 이해를 구하고 안심시켰다. 1970년대 후쿠다가 추진한 한국 외교는 경제·안전보장 커미트먼트의 축소, 유지, 확대를 반복하였으나 기본방침은 협조적인 외교를 추진·전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