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에서는 ‘조선적인 것’을 둘러싼 조선과 일본의 상반된 시각에 대해 살펴보았다. 1930년대에 동시적으로 창작된 조선의 신민요와 일본의 지역 행진곡은 ‘조선적인 것’을 둘러싼 양국이 내세운 도구였다 할 수 있다. 신민요는 조선적인 것을 추구하기 위한 실천적 운동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신민요는 다양한 주제를 노래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국토 및 명승과 관련한 신민요는 가장 조선적인 것을 노래했다. 이들은 우리가 발붙이고 살아가는 국토 및 역사적 인물을 가사 속에 그려냄으로써 조선인들에게 ‘조선적인 것’을 환기시킬 수 있었다. 다른 한편으로 동시기에 일본 정부의 주도 아래 일본인이 조선의 지역 노래를 창작하기 시작했다. 일본인의 조선 지역 행진곡은 일본의 내지연장주의를 선전하기 위한 도구였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지역 행진곡에 ‘애상의 조선’을 떠올리는 기생과 아리랑의 이미지를 넣음으로써 일본인들이 이들 노래로부터 근대화 이전의 일본에 대한 향수를 느낄 수 있게 하였다. 결국 일본에게 있어 ‘조선적인 것’은 오리엔탈리즘적 시각에서 재탄생된 조선의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