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에서는 일제강점기 대구를 공간적 배경으로 한 지역소설을 중심으로 작품에 재현된 집단기억이 투영된 기억의 장소를 발굴하고, 사회의 집단기억이 어떠한 방식으로 장소에 투영되어 있는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대구 출신 작가의 작품으로서 역사적 고증을 거쳐 집필된 『객사』(1970)와 『북성로의 밤』(2012)을 분석 대상으로 선정하여 텍스트 분석과 플롯 분석을 수행하였다. 『객사』에서는 공간을 점유한 권력의 주체와 피지배 계급 간의 불평등이 공간을 통해 가시화되어 민족적 정체성의 공간, 일제 지배의 공간, 계급 간 충돌의 공간으로 그 상징성이 나타났다. 『북성로의 밤』에서의 상징공간은 권력의 형태에 따라 일제 권력의 공간, 계급 간 대립의 공간, 권력 전환의 공간으로 드러났으며, 이와 같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달성공원, 북성로, 진골목을 대구의 ‘기억의 장소’로 도출하였다. 기억의 장소는 상징적 기호와 같이 집단기억을 매개하는 장이라는 점에서 이들 장소에 내재된 긍정적 기억뿐만 아니라 망각되고 있는 불편하고 어두운 역사의 기억 역시 보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