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평생 도학 탐구와 修己에 전념했던 도학자 郭始徵이 爲政者의 입장에서 가사 〈勸善懲惡歌〉를 지었다는 점에 착안하여, 郭始徵이 利仁道察訪으로서 가사를 창작하게 된 동기를 밝히고, 이를 토대로 ‘孝不孝’ 담론의 관점에서 가사 〈勸善懲惡歌〉의 구조와 서술 양상을 면밀히 분석하여 함의된 勸善懲惡의 의미를 규명하고자 작성된 것이다.
평생 학문에 진력하면서 후학을 양성하는 도학자적 삶을 살았던, 郭始徵은 1703년 延礽君[英祖]의 王子師傅로 임명되어 학문을 가르치다가 1708년 利仁道察訪으로 부임하게 된다. 그는 察訪으로서 백성들의 형편을 살펴 賑濟하고 향촌의 폐단을 없애는 일에 진력하면서 孝悌의 도를 권면하는 글을 언문으로 번역하여 가사 〈勸善懲惡歌〉를 지었고, 이를 노래로 부르며 백성들이 孝의 중요성을 깨닫도록 勉勵하였다.
이러한 목적에서 창작된 〈勸善懲惡歌〉는 ‘孝不孝’ 담론의 측면에서 두 가지 특징적 면모를 지니고 있다. 父生母育之恩에 대한 보답으로 孝의 실천을 강조하는 것으로 시작된, 이 가사는 효자와 불효자의 행실을 대비하여 교훈을 전언하고 있는데, 이때 효자의 효행은 행실도류 소재 인물 典故를 통해 보편적 善[孝]의 기준을 설정해 놓고 그것에 感發되어 孝를 실천하도록 勉勵하고, 惡으로 규정된 불효자의 일상적 不孝 행위는 열거·제시의 방식으로 형상화하여 향촌 내 문제를 예각화하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방탕한 뜻을 고쳐 바른 性情을 회복하도록 하였다. 또 악행을 저지르는 불효자 부모의 탄식을 삽입하여 청자나 독자로 하여금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게 함으로써 행동이나 내면의 변화를 보다 효과적으로 유도하는 感化를 모색하는 동시에, 불효자에 대한 강력한 징벌보다는 善治에 바탕한 勸善의 敎化를 도모하였다.
따라서 〈勸善懲惡歌〉는 단순히 부모-자식 간의 관계에 기반하여 자식이 지켜야 할 도리인 孝行을 직접적으로 전언하며 교화대상인 향촌민의 행동이나 내면 변화를 유도한 작품이 아니다. 詩敎의 측면에서 선함을 보고 感發되어 선함으로 나아갈 수 있고 악함을 보면 懲創되어 자신의 방탕한 뜻을 고쳐나가는, 勸善懲惡의 의미를 수용하여, 爲政者로서 향촌민을 효과적으로 교화시키기 위해 정서적 공감에 바탕을 둔 感化와 善治를 통한 勸善의 敎化를 조화롭게 구현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의 변별적 의의를 찾을 수 있다.